쇼핑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디즈니 티셔츠 / 출처 : WDW Magic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상품이나 브랜드에 이야기를 만들어 광고나 판촉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패션 산업에서는 만화영화 캐릭터를 이용하여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키마우스, 미니언즈, 포켓몬스터 등 남녀노소 모두에게 익숙한 캐릭터가 옷에 그려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 디즈니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상품에 대해 새롭고 신선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겐조X정글북 컬렉션 화보 / 출처 : VOGUE

2016년 4월, 겐조(KENZO)는 정글북과 합작하여 한정판 캡슐 컬렉션을 발표했다. 디자이너 캐롤 림과 훔베르트 레옹은 실사 영화로도 개봉된 정글북에 영감을 받아 옷과 액세서리의 실루엣을 정글북의 느낌으로 구현했다. 이러한 겐조의 시도는 언론사의 주목을 받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다채로움과 생동감이 정글북의 이야기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또한, 로고가 있는 호랑이 스웨터에 정글북 호랑이(시어 칸)을 대신 그림으로써 브랜드의 핵심 제품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지방시의 밤비와 왜곡된 여성을 합성한 셔츠 / 출처 : Sandras Closet

또 다른 예로는 지방시(GIVENCHY)가 디즈니 캐릭터인 밤비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것이다. 지방시는 2013년 가을/겨울 시즌에 왜곡된 여성의 모습과 밤비를 결합한 그래픽 프린팅 셔츠를 선보였다. 이는 당시 지방시가 추구하던 다크 로맨티시즘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드러낸 디자인 중 하나라고 평가받았다. 또한, 이 옷이 공개된 후, 지방시의 밤비가 무슨 의미일지에 대해 추측이 난무했다. 밤비의 순수함과 왜곡된 여성의 성숙함이 결합하여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는 가설도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더 나아가서 이것이 바로 브랜드 디자이너인 리카르도 티시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밤비는 브랜드의 독특한 명품과 스트릿 스타일의 조합을 잘 드러냈으며, 인상 깊은 스토리까지 만들어내어 브랜드에 대해 각인을 형성시켰다.

단순히 아름다움과 실용성에 기반을 두어 제품을 제공하기 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고자 하는 트렌드에 디즈니는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디즈니는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있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디즈니는 이야기를 먼저 제공하고, 나중에 이를 상품화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디즈니 스토리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컬렉션을 구성하면서 만다는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일반 대중에게 디즈니를 통해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이로써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아름다움보다 자신이 공감할 수 있고 새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 디즈니를 통해 가공된 패션이 아닌 “진정한 패션”, 즉, 실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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