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스토어 / 출처 : Hermes 홈페이지

지난 3월 21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가 주주들에게 주당 연배당 4.10 유로와 보너스 페이아웃 5유로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 경기의 변동과 빠른 트렌드 변화에도 에르메스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작년 말 기준으로 37억 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CEO인 Axel Dumas는 작년과 올해는 에르메스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할 만큼 에르메스의 성장은 정점을 찍고 있다.

 

에르메스 버킨백 광고 / 출처 : Hermes 홈페이지

이러한 성장의 기반에는 에르메스의 캐쉬카우(Cash Cow) 제품인 버킨백(Birkin Bag)과 켈리백(Kelly Bag)이 있다. 이 두 가방은 사이즈와 색상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버킨백은 대략 2600만원 정도이며, 켈리백은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3000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버킨백의 경우 시장에서 제품이 없어서 소비자가 가방을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가방 런칭 이후 연평균 14%의 가격 상승이 있음에도 왜 수요가 끊이질 않을까?

먼저, 버킨백은 에르메스 장인이 제품 하나하나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다. 프랑스 본사에서 일하는 장인들은 3년 동안 에르메스 장인 학교를 다니고, 2년의 수련 기간을 거친다. 제품에는 장인의 데스크 번호와 제작 년도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은 언제든지 수선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장인 제작 시스템과 고객이 지속 가능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에르메스 만의 차별점이다. 이러한 수작업 때문에 매년 생산되는 디자인과 가방 수가 제한되어 있다.

 

에르메스 장인의 가방 공정 과정 / 출처 : straightstime.com

또한, 에르메스는 VIP를 대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가방을 제작해 준다. 즉, 가방 하나라도 고객맞춤형 하이 앤드(high-end)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것은 가방이 주식이나 금보다 좋고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21일자 뉴욕타임즈에는 “A Birkin Bag in the box is worth a lifetime of debt”라는 제목으로 투자 가치로서 에르메스의 가방이 가지는 의미를 분석한 기사가 게재되었다. 이에 따르면, 가방마다 코드가 있고, 가죽이나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현금이 필요하면 가지고 있는 에르메스 가방을 파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버킨백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많다. 우선, 버킨백이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환경단체와 동물보호 단체에서 끊임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심지어 이 가방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있는 영국 가수인 제인 버킨은 악어 가죽을 이용한 버킨백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기업에게 권고했다. 점점 소비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가운데, 고급화와 고객맞춤형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내려는 에르메스의 전략이 지속가능할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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