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힐피거 / 자체제작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열풍인 가운데, 이 전략으로 엄청난 이익을 거둔 패션 기업이 있다. 바로 토미 힐피거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국 토미 힐피거는 2000년대 중반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하지만, 유행이 빨리 변하고, 자라와 H&M과 같은 스파 브랜드가 부상하면서 토미 힐피거를 찾는 사람들은 적어졌다. 하지만 최근 토미 힐피거가 빠르게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다. 2017년 3분기에 작년보다 10% 성장한 10억 달러의 수익을 발표했다. 또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조회수는 2017년 한 해 동안 26억에 달했다.

 

지지 하디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3900만 명이 넘는다.

이러한 상승세의 최종병기는 미국 슈퍼모델이자 3900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지지 하디드(Gigi Hadid)이다. 토미 힐피거는 지지 하디드와 2016년 가을부터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그녀를 브랜드의 전속 모델로 고용했다. 이처럼 토미 힐피거가 그녀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먼저, 지지 하디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국다움과 자유분방함, 화려한 연예인의 삶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 하디드와의 전속 계약을 주도한 토미 힐피거의 CBO(Chief Brand Officer)인 애버리 베이커(Avery Bake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생인 지지 하디드는 글로벌한 패션 시장 속에서 미국다움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슈퍼모델이다. 개방적이고 파티를 좋아하며, 실제로 각종 TV쇼에 출연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라고 밝히는 그녀의 모습은 브랜드 정체성과 맞아 떨어졌다.

 

지지 하디드와 토미 힐피거의 콜라보레이션 광고, 지지 하디드는 토미 걸이라고 불린다. / 사진출처 : 토미 힐피거 홈페이지

그다음으로 그녀의 SNS 소통 능력이다. 1995년생인 그녀는 밀레니얼 세대를 상징하며,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토미 힐피거는 추가적인 홍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품을 홍보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하는 조건은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 수이다.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제품을 담은 게시물 1개를 올릴 때, 명품 브랜드는 약 1600만 원을 지급한다. 따라서, 지지 하디드가 자신이 모델인 토미 힐피거 광고나 일상생활에서 입은 옷을 올리면 토미 힐피거는 효과적으로 제품을 노출할 수 있다. 올해 2월, 그녀가 토미 힐피거 패션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200만 회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이러한 토미 힐피거의 부상은 오늘날 마케팅 전략의 정수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왜 기업에게 중요한지 보여준다. 왜냐하면, SNS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는 랄프 로렌(Ralph Lauren)과 갭(Gap)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가을에 처음 발표된 토미 힐피거와 지지 하디드의 콜라보레이션은 약 2년을 걸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 계약이 끝난 지금, CBO인 베이커는 스스로 “What now?”라는 질문을 던졌다. 즉, 이러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성공했을지라도, 이에 상응하는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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