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레지나 표 / 사진출처 : fashion-enterprise, 자체제작

글로벌 패션 시장은 발조차 내딛기 힘든 거대하고 잔인한 시장이다. LVMH, PVH, Kering 등 세계적인 의류기업이 전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사이로 수많은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진다. 특히,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소비자의 개성이 다양한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명품기업도 살아남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런던 패션위크를 통해 바이어와 패션피플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인 디자이너 레지나 표(표지영)이다. 그녀는 어떻게 세계의 중심인 런던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었을까?

레지나 표는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졸업 후,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하지만, 더 큰 패션 세계에 대한 갈망과 자신만의 옷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으로 그녀는 영국 유명 디자인 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으로 유학을 간다. 졸업 후, 동유럽 브랜드 록산다 일린칙(Roksanda Ilinčić)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녀는 졸업작품으로 2012년 ‘한 네프컨스 패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 계기로 개인전을 열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보그에 소개된 레지나 표의 대표적인 노란 드레스 / 사진출처 : Vogue Online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4년 처음 브랜드를 출시하고 그녀는 많은 고민을 했다. 해외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한국 이름, 게다가, 신생 기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은 적었다. 심지어 2016년에는 세일즈 에이전트가 사업을 그만두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그녀는 미련 없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2017년 봄에 선보인 그녀의 컬렉션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녀가 선보인 노란색 퍼프 드레스는 보그 온라인에 실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17년 영국 보그지의 올해의 신진 브랜드로 선정되었고, 2017년 12월에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의 수상자가 되었다.

 

남편과 함께 영국에서 한국음식 책을 편 레지나 표 / 사진출처 : londonkoreanlinks

평범하면서 예술적인 요소를 위트있게 가미한 레지나 표의 옷은 공효진, 신혜선 등이 드라마나 공적인 자리에서 입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디자인 작업을 이어온 그녀는 브랜드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에 약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그녀는 한국을 널리 알렸다. 2015년에 요리사인 영국인 남편(Jordan Bourke)과 함께 『우리의 한식 부엌(Our Korea Kitchen) 』이라는 책을 썼고, 이 책은 영국 가디언지의 올해의 요리책에 선정되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 뿐 아니라 조국인 한국을 알리는 ‘글로벌 한국인’인 그녀가 다음에는 어떠한 도전을 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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