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주문기가 설치된 맥도날드 점포 내의 모습 (사진출처: 맥도날드)

 4차산업혁명으로 로봇과 기술이 노동인구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사가 연신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해 맥도날드는 전국 440개 매장 중 190여 곳에 무인 주문기계인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cgv를 비롯한 영화 멀티플렉스에 무인 매표기가 생긴지 오래다. 최근에는 네일아트마저도 사람 대신 프린터가 2초 안에 해주는 프렌차이즈 네일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비대면 서비스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공급자의 ‘비용절감’에 있다. 장기불황과 최저임금 상승이 겹치면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인 것이다. 더욱이 추가적인 구인활동이 없다는 점과 일단 설치하면 별다른 변수가 없는 기계들이 고용주 입장에서 관리하기 더 편리하다.

-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신속 정확하게

 4차 산업혁명과 로봇이 등장하기 전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크게 시장의 판도를 뒤바꾼 사례들은 많았다. ‘유니클로’, ‘ZARA’와 같은 SPA브랜드가 국내에 첫 상륙했을 때, 이들은 의류 유통업계를 완전히 뒤엎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이 브랜드의 성공요인 중 한 가지는 바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 것’이었다. 기존의 의류매장들은 고객이 들어오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형식을 띄고 있었지만, SPA 브랜드 점원들은 고객들이 먼저 물어볼 때까지 다가가지 않는다. 기존의 매장 점원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오히려 고객들에게 부담과 불편으로 다가오자, 소비자들은 온전히 혼자 쇼핑을 즐길 수 있는 SPA 브랜드들에 열광했다.

 2018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지털 세대의 익명성에 대한 안정감과 대인관계에 대한 피로감이 심화됨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역시 올라가고 있다. 익명성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들은 본인이 SNS에 인증하는 것 외에 자신의 소비활동이 노출되고 공유되는 것을 꺼려한다. 더욱이 소셜 플랫폼과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과잉연결과 접촉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비대면 서비스는 새로운 편안함을 주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것만 신속 정확하게 내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편안하게 소비를 즐길 수 있다고 느낀다.

 

- 비대면을 넘어 개인 맞춤형 니즈 공략으로

사람 대신 로봇이 자산관리를 추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언택트 마케팅은 기존의 비대면 전략과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다. 언택트 마케팅은 비대면 방식에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결합된 전략을 지칭한다. 단순히 부담이 없는 비대면 방식을 넘어 소비자 각 개인의 ‘니즈(needs)’를 정교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전략으로 진화한 개념이다.

 언택트 마케팅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는 금융권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개인 생애 주기에 따른 맞춤형 자산관리까지 제안할 수 있다. 기존 비대면 방식의 편안함에 개별 고객마다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편리함까지 더해진 것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고객 10명 중 8명이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 대신 로보어드바이가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처럼 언택트 마케팅은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 트렌드를 바꿔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에서는 언택트 마케팅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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