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최근 다양한 방면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본래 아날로그는 정확한 수치로 값을 나타내는 디지털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연속되는 값을 기록하는 정보 처리 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아날로그는 그 디지털 시대 이전의 사회적 풍토와 정서들을 의미하기 시작했다. 복고라는 이름으로 2000년대부터 시작된 아날로그 열풍은 현재 다양한 방면에서 그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 원더걸스의 Tell Me

원더걸스 TELL ME가 수록된 앨범 자켓 사진

원더걸스의 텔미는 대한민국의 복고 열풍을 일으킨 가장 큰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곱슬곱슬한 파마머리와 마돈나를 연상시키는 레깅스 패션, 과거의 롤러장을 상기시키는 듯한 단순한 멜로디. 그러나 단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네 모서리를 찌르는 디스코 댄스였다. 대중들은 이러한 복고풍에 열광하였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 열광을 표현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당시 유행하던 UCC였다. '경찰 텔미', '군인 텔미', '고3 텔미', '스님 텔미'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각자의 텔미 댄스를 추는 UCC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대중가요에서의 복고풍 열풍은 원더걸스의 노바디, 티아라의 롤리폴리등으로 이어졌다.

 

2. 아날로그 카메라

인스탁스 즉석 카메라 상품

2000년대 초 이전의 세대라면 흰색과 초록색 종이 포장지로 감싸져 있던 필름카메라를 기억할 것이다. 이 필름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 이후 제한된 촬영 횟수와 자료 수정의 어려움, 인화 시간의 소요 등을 이유로 그 종적을 잠시 감추었다. 그러나 후지 기업에서 내놓은 즉석 카메라를 시작으로 흐름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즉석에서 새로운 느낌의 사진이 인화되는 것을 보며 많은 대중들은 열광했고, 특히 해당 제품은 비싼 가격대에도 불구 20대~30대 여성들의 대표적 로망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주목해볼만한 아날로그 카메라 관련 콘텐츠로 카메라 어플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카메라 어플인 '구닥 카메라'를 시작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표현하는 카메라 관련 어플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구닥 카메라의 경우에는 어플이 출시된 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그 콘셉트에 이미 많은 네티즌이 매료되었다.

 

3. 응답하라 시리즈

응답하라 1997 포스터 사진

2012년 TVN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1997년도의 사회적 배경 특히 학생들과 당시의 대중문화 등을 로맨스와 조화롭게 선보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이뤘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등으로 이어지며 지속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방영 당시 응답하라 신드롬이라는 이름으로 1990년대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많이 생성되었는데, 당시의 연예인들이 다시 예능 방송에 출현하기도 했고 당시의 포장지를 재현하는 제과 상품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낸 드라마는 란제리 소녀시대 등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날로그 콘텐츠는 과거의 것을 재현해내는 만큼 그 한계가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가지 방면에서 아날로그가 매력적인 분야라고 입 모은다. 첫째로는 현대 기술과의 조화로운 연계가 가능하다. 앞서 살펴본 구닥 카메라 어플과 같이 아날로그를 기초로 한 현대 기술의 산물은 새로운 것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완화시키고, 흥미라는 요건에서 일정 수준의 어드밴티지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소비자층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복고는 과거를 살아갔던 이들의 향수를 끌어내는 것에만 집중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과거의 것에 신선함을 느끼고 열광하는 젊은 수요층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과거의 것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고자 하고 자녀 세대는 부모에게 신선한 콘텐츠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순환은 결국 아날로그 콘텐츠의 전범위적 수요층을 만들어 낼 것이다. 아날로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에 가장 중요한 요점은 조화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어떻게 조화롭게 연관지을것인가, 한번쯤은 떠올려 볼 고민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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