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 움직임의 일환인 인조 모피, 페이크 퍼(fake fur)가 패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인조 모피는 디자인과 색깔이 다양하고, 저렴한 화학섬유이다. 인조 모피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의류를 제작하는 등 생태계의 보호를 배려하는 패션인 에코 패션의 하나로 등장했다. 다수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도 살아있는 동물 털 사용을 중단하고 인조 모피를 사용하기로 선언했다. 지난 1월 네덜란드 비영리단체인 모피 반대 연합(Fur Free Alliance)에 따르면 지난해 천연 모피 사용 중지(퍼 프리)를 선언한 브랜드는 미국 마이클 코어스, 지미추와 VF 그룹, 이탈리아 구찌와 육스(YOOX NET-A-PORTER) 그룹이다.

미국 유명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는 지난 해 12월 천연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출처 = Fur Free Alliance]

인조 모피는 천연 모피의 저렴한 모조품으로 인식되며 패션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동물 보호 움직임은 젊은 세대의 천연 모피 반대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연예인들이 인조 모피 제품들을 입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되어 패션업계 역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추세이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는 밍크와 코요테, 여우와 토끼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동물털을 쓰지 않기로 선언했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비영리 기구 HSUS에 “구찌가 핵심 기업 가치 중 하나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과 동물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패션 모델이자 동물 보호 활동가인 지젤 번천이 인조 모피를 입은 채 새끼 캥거루와 토끼를 안고 '보그 파리'의 지난해 8월호 표지에 등장했다. [사진 출처 = 보그 파리 홈페이지(좌),이네즈앤비누드 인스타그램(우)]

그러나 인조 모피 역시 환경 측면에서 단점이 존재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톰 포드는 최근 여우나 너구리 털 대신 인조 모피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완벽한 대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30년 동안 입는 경우가 많은 천연 모피와 달리 인조 모피는 저렴하지만 몇 시즌 입고 버릴 경우 박테리아에 의해 무해 물질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썩지 않는다. 또한, 인조 모피는 석유제품으로 매우 독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에코 패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