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고려 수단에서 생존 전략이 되고 만 소비자 친화 마케팅

과거 정보를 획득하는데 그쳤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정보를 전파 및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도 제조사 중심의 제품 개발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제품이 잘 팔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다. 고객들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한 소비자 친화 마케팅이 그 해법으로, 변화의 중심에 선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담긴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는 것이 현대 기업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더 담아드립니다" 더 자일리톨 / 출처 : 오리온

몇 가지 사례로 살펴보자. 기존 시장의 고착화와 정체로 인한 타개책을 찾고자 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오리온 그룹의 ‘리뉴얼 제품’ 개발 건에서 살펴보자면,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변형시켜 시장 타개에 나선 사례로, 대표적으로 ‘더 자일리톨’과 ‘다이제’와 같은 제품을 예시로 들고자 한다. 자일리톨의 경우, 구취제로써의 브랜드 충성도나 제품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용량에 있어 아쉬움을 보인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더 담아드린다’는 의미에서 ‘더 자일리톨’이라는 의미로 품명을 바꿨고 가격 변동 없이 76g에서 102g으로 증량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가성비 리뉴얼’을 시도한 직후의 매출이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2017년 기준, 10월까지 누적 매출이 최단 기간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다이제’ 제품의 경우에도 한 입 크기의 크기로 먹을 수 있겠다는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해 ‘닥터유 다이제 미니’라는 이름으로 새로 출시됐다. 40cm의 크기로, 입에 묻히지 않고 한입에 깔끔히 먹을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여성 고객층의 환심을 사로잡았으며 출시 4개월 만에 240만 개의 상품 판매량을 올렸고 신제품임에도 다이제 전체 상품 중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또한, 기업의 신제품을 홍보할 때도 활용이 된다. 소비자 친화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2017년 2월 LS엠트론에서는 트랙터 신제품에 대한 전시회 및 설명회를 진행하였는데 크게 투 트랙 전략이라 하여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농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고객 초청행사인 신제품 설명회와 지역 중심 전시회가 그것이다. 이를 진행함으로써 농가에서 호소하는 불편함을 들을 수 있고 제품 개발의 초점을 그에 맞춰 변화시킬 수도 있다.

 

"너도 나도 후루룩" 팔도의 라면 박람회 / 사진출처 : 이투데이

이미 시장에서 안정화를 넘어 고령화의 추세에 접어들어 생존에도 급급한 실태를 보이는 기업에도 효율적인 정책으로 활용된다. ‘팔도’ 그룹이 비빔면 사업을 시작한 지는 꽤 됐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다른 제품들이 물 끓듯 쏟아져 골머리를 앓고 있었지만 해당 사 마케팅팀에서는 소비자 친화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2016년 하반기 진행되었던 라면 박람회가 그것의 일환으로, 대중에게 인기 있는 기호 식품인 라면의 역사와 라면을 제조하는 국내 대표 식품 업체 농심, 오뚜기 등 국내 대표적인 경쟁 기업과 베트남,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을 초청해, 라면 제품에 대해 소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팔도에서는 이날 매장 구성으로 고객 친화형 부스를 조성했고, 직접 자사의 비빔면, 짜장면 등의 제품을 끓여 오이, 버섯 등의 채소를 가미한 조리법으로 시식을 할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선호도를 알 수 있었다. 행사의 진행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품평으로부터 피드백에 이르기까지의 개선점을 직접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팔도를 시장의 강자로 부상시켰다. 팔도 비빔면의 경우 누적 10억 개의 판매량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였고, 소비 가격은 유지하며 면과 액상 스프 양을 각각 20% 늘린 팔도비빔 1.2라는 리뉴얼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출시 50일 만에 완판이 됐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 역시 65%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팔도는 해당 제품을 1000만 개 추가하는 생산 결정을 내렸다.

 

연말 불씨 지필 한정한 상품, 웃는 바나나맛 우유, 빙그레의 스테디 셀러

외에도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매출 증대의 효과를 누린 기업들이 많다. 인지도는 높지만, 매출이 정체된 회사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빙그레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인 ‘바나나맛 우유’ 역시 그러하다. 이 제품은 2015년부터 다양한 변천사를 거듭했다. 해당 연도에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PPL에 참여함으로써 당시의 CI, 패키지, 서체를 복각한 상품을 내놨다. 여러 시도를 거쳐 2016년 겨울 첫 시즈널 패키지 행사에서 2달간 바나나맛 우유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9%가 증가했다.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듯한 포장 전면의 변화로 이루어낸 성과이다. 당사의 마케팅 부서 팀장은 우유 포장에 저런 시각적 효과를 넣음으로써 인격을 부여해 소비자에게 말을 건네듯 활용하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바나나 우유 시장에서 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고, 소비자 친화 마케팅을 시행함으로써 매출 정체 추세에서 벗어난 것뿐만이 아니라 지난해 수익을 추정하기를 2000억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약하자면, 대중들이 정보의 습득을 양방향 소통으로 이어나가고, 일반 대중이 ‘파워 블로거’, ‘인기 BJ’ 등으로 변신하여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변모하듯, 소비자들 역시 더는 정보를 수용하는 처지가 아닌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원하는 요구가 반영된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로 변화했다. 기업의 생존과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런 추세를 반영한 소비자 친화 마케팅이 필수 요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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