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없는 유니섹스. 사진출처 : Givenchy, 자체제작

최근 의류업계를 휘몰아친 단어가 있다. 바로 유니섹스이다. 쇼핑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유니섹스(Unisex)는 의상,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등 여러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사라진 것을 말한다. 이 단어는 1960년대에 만들어져 비공식적으로 쓰이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쓰이기 시작했다.

 

아베로크롬비 키즈 에브리바디 컬렉션. 사진출처 : 아베로크롬비 홈페이지

유니섹스가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회인식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성 혁명 혹은 성 해방운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분법적인 성별이 두드러지는 의류업계에서 유니섹스 옷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니섹스를 많이 접한 세대가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에게 유니섹스 옷을 입힘으로써 점차 유니섹스는 성인을 넘어서 아동복까지 퍼졌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이 미국 대형 의류기업 아베크롬비 키즈는 올해 처음으로 유니섹스 아동복 컬렉션인 “Everybody collection”을 소개했다. 아베크롬비 브랜드 상무 스타샤 앤더슨(Stacia Andersen)는 “부모와 아이는 옷을 고를 때, 성별에 따른 특정한 색이나 스타일에 제한되길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즉, 소비자의 옷을 고르는 기준에서 성별이 제외된 것이다.

 

프라다 통합 패션쇼.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의 옷 스타일에 거의 차이가 없다. 사진출처 : PRADA 2018FW, VOGUE

이러한 유니섹스 트렌드는 명품업계까지 영향을 미쳤다. 약 2~3년 전부터 캘빈 클라인, 제레미 스콧을 비롯하여 구찌와 프라다도 성별이 통합된 패션쇼를 진행했다. 전통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구별되었던 명품업계의 패션쇼에서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이 입은 옷은 자수, 재단, 소재 등이 같았다. 이를 통해 명품 브랜드는 남자와 여자를 위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옷을 만든다는 새로운 사회적∙철학적 기업 이념을 고객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변화를 뉴욕 타임즈는 2017년 2월 15일 자 기사에 

“Society is in a time of renewed ferment about gender (사회는 성에 대한 새로운 동요 시기에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예로는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과거에 소비자는 개인의 욕구에 초점을 맞춰 소비했다면, 이제는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고려하여 소비한다. 이렇게 변화된 소비자의 선택에 맞추어서 기업은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거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빠르게 사회가 변화하는 시점에서 사회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인식이 그들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유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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