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의 기준이 되고 있는 패스트 패션. 사진 : Chanel, 자체제작

패스트 패션이란 최신 유행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율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패션을 말한다. 2000년대 유럽에서 시작된 패스트 패션은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 SPA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Speciality retailer(전문점), Private label(자사 상표), Apparel(의류)의 약자로 제조 직매 의류업체를 뜻하는 SPA 브랜드는 자사에서 수백 명의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자체 매장을 통해 빠르게 다양한 옷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으로 명품 패션업체는 1년에 약 2번, 일반 패션업체는 약 4~5번 신상품을 내놓지만, 패스트 패션 업체는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패션업계에서 패스트 패션의 파급력은 크다. 지난 1월 16일, 영국 일간지 BoF(business of fashion)는 명품 Paul Smith(폴 스미스)의 2017년 판매실적을 6.7%나 감소시킨 주요 요소로 패스트 패션을 언급했다. 이는 유명 명품의 발목을 잡은 패스트 패션이 이미 패션 시장의 기준점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처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에게 의류를 제공하는 패스트 패션 사업이 확산된 기반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좌 : 중년층의 유니클로 모델 / 우 : 유니클로 베이비. 사진출처 : 유니클로 홈페이지

첫째, SNS를 통한 비의도적이고 간접적인 홍보이다. SPA 브랜드의 주 이용고객인 10대와 20대는 패스트 패션에 민감하며, SNS를 많이 이용한다. 따라서 기업이 직접 홍보를 하지 않아도, 의도적이지 않게 그들이 입은 자사 제품이 SNS상 사진을 통해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가 일어난다. 둘째, 타켓 고객층의 확장이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중년의 모델을 고용하여 패션에 덜 민감한 40, 50대 연령층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또한, 일반적인 타켓 고객층의 연령 하한선인 “Kids(유아)”를 넘어서 “Baby(신생아)” 옷을 제공한다. 이는 특정한 연령대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 일반 의류기업이나 명품과 차별화된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은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특성상 짧은 주기로 생산과 소각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류공장이 밀집된 베트남, 방글라데시에서는 하천오염으로 지역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소각 시 이산화탄소와 다이옥신 등 각종 유해물질이 발생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 패스트 패션의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