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ou in 평창’

 

텔레비전에서 SK텔레콤의 평창 응원 캠페인이 등장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광고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인 김연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K텔레콤의 광고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이 광고를 본다면 SK텔레콤이 평창올림픽의 공식 후원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식 후원사는 KT이다. 이러한 마케팅을 앰부시 마케팅이라고 한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영어 단어 ambush(매복)에서 따온 용어로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스포츠 이벤트의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최근 이러한 SK의 캠페인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인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로부터 앰부시마케팅으로 판정받았고 이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SK텔레콤과 방송사에 캠페인의 수정을 요구하였다.

 

그렇다면 공식 스폰서도 아닌 기업은 왜 앰부시 마케팅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바로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을 하는 기업들보다도 훨씬 나은 효과를 창출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사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국내 기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기아자동차’가 있다.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기아자동차의 앰부시 마케팅)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는 폭스바겐의 ‘아마록 폴라 익스페디션’이었다. 기아자동차는 어떻게 앰부시 마케팅을 사용했을까? 기아자동차는 이상화 선수와 K5 터보의 대결을 광고하여 K5 터보의 뛰어난 엔진 성능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상화 선수에게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확신을 줬다. 광고 마지막에는 “이상화 선수의 승리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로 소비자가 기아자동차와 올림픽을 함께 연상할 수 있게 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땀으로서 기아자동차는 150억 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앰부시 마케팅은 대회 주최 측과 공식 스폰서들 그리고 더 나아가 스포츠 분야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 계속 생겨나고 또 다른 방법의 마케팅들이 속속히 등장한다면 점점 스폰서십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스포츠마케팅이라는 분야는 힘을 잃게 되고 스포츠산업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에 맞춰 벌어지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 그 속에서 나타나는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일 것이고, 공식 후원사의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문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기업이 월드컵 이미지를 가져간다는 점에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창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앰부시 마케팅을 인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교묘한 속임수로 대중을 속이는 마케팅으로 봐야 할지 당장 눈앞의 평창 동계올림픽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스포츠마케팅, 스포츠 산업을 위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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