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옆에 자전거, 요리도구, 가전제품까지··· 단순한 서점에서 탈피한 미래형 서점

해외 여행의 매력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국내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거나 볼 수 없는 광경을 보는 등 해외 여행객들은 오직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추구한다최근 그 특별한 경험의 기준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과거에는 유명한 관광 명소가 여행의 필수 코스였다면최근에는 특별한 소비를 위한 장소들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인 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일본의 여행 필수 코스로 떠오른 곳은 다름 아닌 서점이다최근 상당수의 오프라인 서점들은 온라인 서비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그러나 1980년대에 작은 대여점으로 문을 연 일본의 서점 츠타야는 달랐다츠타야가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명소로 자리잡은 데에는 차별화된 이유가 있다.

츠타야 매장 전경 /사진제공: CCC 공식 홈페이지

창립 초기의 츠타야는 도서음반 및 DVD를 대여하는 사업 위주로 운영됐다그러나 현재 일본 내 1400여개의 매장을 갖춘 츠타야는 더 이상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이제 츠타야에서 소비자들은 책과 함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경험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츠타야를 찾은 고객들은 일반 서점의 고객들과는 다른 소비 양상을 보인다쇼파에 앉아 매장에 구비된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리빙 분야의 책을 보며 옆에 진열된 주방용품을 살펴보거나 뷰티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동시에 화장품도 둘러본다.

츠타야는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도록 새로운 장을 제공한다소비자가 책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는 것을 넘어 이를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주는 것이다그래서 츠타야를 정확히 어떠한 공간이라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츠타야가 판매하는 제품은 도서뿐만 아니라 음반문구부터 가전제품까지 넓은 범위의 생활용품을 아우른다가장 대표적인 매장인 다이칸야마 T-site’ 내에는 편의점 훼미리마트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도 입점해있다.

츠타야 다이칸야마점 매장 내부 /사진제공: CCC 공식 홈페이지

일반적인 서점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문화적 공간으로 거듭난 츠타야의 변화에는 모기업 ‘CCC(컬쳐컨비니언스클럽)’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있었다그의 저서 지적자본론에 따르면 미래의 기업 경영의 핵심은 제안과 기획이다이제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상품들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추구한다따라서 기업은 라이프 스타일을 구성하는 각각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를 기획하고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러한 그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츠타야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문화적 공간으로서 서점의 미래를 제시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들의 소비 행태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있다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새롭게 등장하는 경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과거의 운영방식을 고수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한편 츠타야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소비 행태의 변화를 파악하여 트렌드를 주도하는 경영 방식을 통해 혁신적인 탈바꿈에 성공했다고객들의 변화된 니즈를 꿰뚫은 츠타야는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명소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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