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강남 노보텔 엠버서더 샴페인홀에서 ‘마케팅최고경영자조찬회’가 열렸다. 이번 강연에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과 뽀로로로 유명한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가 나와 자신들이 생각한 마케팅에 대하여 강연했다.

 

제 1강연에서는 전미영 연구위원이 2018 트렌드 예측을 발표했다. 2018년을 크게 아우를 것으로 보는 용어는 ‘WAG THE DOG’으로, ‘황금 개의 해,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라는 부제를 붙였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라는 용어는 경제학 용어로, 파생시장이 전체 시장을 뒤흔들 때 쓰이는 용어다. 전 위원은 2018년에 사회적 약자의 약진이 예상되는 한 해로, 대기업에서 싱글 프로덕트 브랜드를 크게 경계할 것을 예측했다. 이와 관련된 2018년의 열 가지 키워드를 알아보자.

 

첫 번째 용어는 ‘소확행’ 이다. 이 생소한 언어는 새로운 언어가 아니라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용어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원대한 행복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실현 가능한 행복을 일상에서 구하는 것이다. 이는 예전과는 다르게 지나친 긍정성과 패배주의를 경계하고, 사소한 일상을 보물로 여기고 거기에 큰 소비를 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예를 들자면 긴 연휴에 멀리 나가지 않고 도시 속의 호텔에서 휴가를 즐긴다거나, 확실한 행복에 집중해 집에서 작은 홈파티를 연다거나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용어는 ‘가심비’ 이다. 작년까지의 가성비가 가격 대비 성능이었다면,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이다. 혹시 ‘시발비용’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다면 이해가 빠르다. ‘시발 비용’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고 지출하는 비용이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마음의 만족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관대하게 소비한다. 이와 연결되어 지난 생리대 파동에서 안전한 북유럽 생리대를 구매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다. 원래보다 큰 비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를 지출하고 안정을 느낀다. 더 비싼 비용을 지출해도 심리적 안정을 얻는데 더 집중하는 것이다.

 

세 번째 용어는 ‘워라밸’ 이다. 직장만큼 자아와 인생을 중시하는 신세대 직장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워라밸은 워크-라이프-밸런스의 줄임말로, 조직보다 개인이 중요한 1988-1994년생 직장인 세대를 말한다. 이 세대 사람들은 일과 생활, 두 가지를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이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운동하고, 취미로 어렸을 때 했던 학습지를 하기도 하고, 젊은 나이임에도 퇴사학교를 다니며 미래에 대비하기도 한다. 이들은 헝그리 해 본적 없기에 헝그리 정신은 없지만, 일단 꽂히면 열정을 다해 몰입하는 세대이다. 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제품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마케팅의 관건임을 설명했다.

 

네 번째 용어는 ‘언택트 기술’ 이다. 언택트는 부정접두사 Un과 연결이라는 Contact의 합성어로, 누군가(점원)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요구를 완전히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무인 기술의 등장은 사실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여기서의 시사점은, 무인 기술의 등장 자체가 아니라, 대면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의 변화가 핵심인 것이다.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혼자 볼게요’와 ‘도움이 필요해요’의 두 가지 종류의 바구니가 등장했던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점원과의 대면 접촉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설치했다는 것이 화제가 된 것이다. 또한 자동화, 셀프 서비스가 상용화 된다고 해서 인적 서비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급화의 핵심 요소가 되어서 대면 서비스는 VIP고객들을 위한 곳으로 재배치 되고, 비싸질 것이다.그 외에도 케렌시아, SaaS, 매력 자본, 미닝 아웃, Gig-relation, 자존감을 2018년도의 키워드로 예측 했다.

 

두 번째 강연은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이사의 강연이었다. 아이코닉스는 뽀로로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다. 사실 처음부터 그가 승승장구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한국 자체 컨텐츠를 개발한 사람이 되었고, 그 과정에 대하여 강연했다. 최종일 대표는 5번의 실패에서 실패의 노하우를 찾았다. 그건 바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종일 대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경쟁자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두고, 그에 대한 전략을 짠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비교적 자극적, 폭력적이었던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강세라 그와 겹치지 않는 유아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에서 교양이 아닌 즐거움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펭귄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했고, 먼저 있었던 핑구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컬러풀하고 친근한 2, 3등신의 캐릭터들을 만들었다. 또한 핑구의 제한 요소였던 제한적인 앵글을 깨버렸다. 결국 뽀로로는 선전하기 시작했고, 그간 겪었던 손해를 모두 만회하고도 남을 경지에 이르렀다. 최종일 대표는 ‘성공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법은 별거 없다’며 방법은 성공할 때 까지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실패를 대비한 PLAN B는 있어야 하지만, 실패를 통한 학습이나 전략/계획의 보완으로 상충할 수 있고, 결국 즐기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마케팅협회(회장 이해선)와 대한민국마케팅위원회(위원장 서진우)가 공동 주최하고 인민일보 인민망, 소비자평가 등이 후원하는 '제51회 마케팅최고경영자조찬회'는 매월 셋째주 금요일 오전 강남 노보텔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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