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매출 급성장 중인 우리 전통주!

전통주는 조선 시대 선비들이나 먹는 줄 알았다. 요샌 서민의 술, 소주도 각종 과일 향이 첨가되어 젊은 층을 공략하고 맥주도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공수되는 터라 정성 가득한 우리나라 전통주의 존재는 너무도 깜깜했다. 단어가 ‘전통’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맛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그런가? 명절이나 특별히 찾아 마시지 않으면 접할 수 없는 희미한 존재 전통주.

최근 변화가 생겼다. 올해 2월 개정된 주류법으로 인해 전통주에 한하여 온라인 유통이 가능해진 것! 예전엔 백화점이나 전통주 판매점을 일부러 찾았지만 올해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정순영씨(33세)는 "온라인몰에서 전통주를 판매하니까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쿠폰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안동소주를 구매했는데 반응이 좋으면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지 반년이 흐른 지금, 전통주는 온라인 시장에 안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편리함을 무기로 매주 매출이 신장세다. 새 먹거리가 필요한 온라인 쇼핑몰들도 전통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대표 전통주 몇가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 퍽! 퍽! 나쁜 기운아! 물러가라! 오매락 퍽!

오매락 퍽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이름부터 특이한 오매락 퍽은 전라북도 고창에서 온 전통주다. 매화 梅를 사용해 매화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게다가 세레모니주로 유명한데, 실제 오매락 전통주 병 겉면에 황토로 감싸 함께 제공되는 나무망치로 깨뜨리는 방식이다. 명절이나 새해에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의미란다.

황토 코팅 겉면은 촘촘한 망사 포장이 되어 있다. 실제로 깨뜨리는 세레모니시 파편이 주위에 많이 흩어지지 않게끔 하는 안전장치다. 알코올은 40%라 꽤 높은 편이며 용량은 500mL다. 명절에 친척들과 둘러앉아 마시기엔 독하지만, 살짝 음복하는 의미에서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된다.

 

- 산삼이다! 호단삼양산삼주

호담산양산삼주 (출처 : 공식 홈페이지)

다음으로 경기도 광주의 호담산양산삼주를 만나보자. 솔직히 인지도는 별로 없지만 2014-2015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 품평회 동상, 2015, 16년 세계주류품평회 몽드셀렉션 금상을 받은 업체다.

선물세트는 3병들이 제품이다. 가운데 전용 사기잔 두 개까지 동봉되어 있다. 흔히 우리가 보던 그 전통주의 빛깔이 보이지만, 병이 일반 유리병이라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추석이나 명절에 선물용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보인다.

알코올은 13%이며, 각 병당 용량은 375mL로 소주 한 병이랑 똑같은 양이다. 5년근 산양 산삼으로 빚은 술이라 건강에 좋은 약주의 콘셉트를 잘 살렸다. 삼계탕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그런 인삼주 맛이 날지 참으로 궁금하다.

 

- 세종대왕의 술! 세종대왕어주

세종대왕어주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원에서 온 세종대왕어주다. 본디 탁주로 더 유명한 이 브랜드는 세종대왕 제위 시절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에 소개된 벽향주의 주방문을 재연한 전통주다. 2병들이 세트는 독특하게 슬라이드 방식의 박스에 담겨오며 별도의 전용 잔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국내산 쌀과 누룩, 정제수 이외엔 다른 재료는 첨가하지 않아 전통주 그대로의 향을 느낄 수 있으며 500mL 용량에 15% 알코올 함량이다. 흔히 차례용으로 많이 구입하는 청주의 재료와 제조법이 거의 흡사하다.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는 유기농 재료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처음엔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전통주를 마셔보자는 의도였지만, 점점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을 더 부각시키고 싶어졌다. 그동안 주류는 온라인에서는 절대 구입할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전통주 업체들도 지역 한계를 벗어나 손쉽게 전국으로 판로를 넓힐 수 있어 온라인 판매가 반갑다. 새 먹거리가 절실했던 유통업체들 역시 전통주라는 신규 카테고리가 더해져 매출 순증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주 시장 가능성을 본 대형 업체들은 지역조합들과 협업해 이 시장에 속속 진입했다.

전통주에 한하여 법이 개정된 것이 사실이지만, 평소 술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60%가 넘는 독주를 간편하게 온라인 주문으로 받아보는 것이 안 좋을 리가 없다. 게다가 몸에 좋은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간 전통주이므로 혼자 먹는 혼술이 아니라 좋은 사람, 반가운 사람과 함께하는 기쁜 동반자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몸에 좋은 재료도 다양하게 들어갔으니 기쁜 날, 좋은 날에 전통주보다 더 좋을 술이 있을까? 소주는 독하고 맥주는 배부르고 양주는 향이 싫어서 뭔가 색다른 술을 원하는 주당들에게 상큼한 별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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