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중심의 마케팅을 펼친다. 이러한 고객중심의 마케팅을 유난히 강조하는 학자가 있다. 바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마케팅의 구루(guru·스승)’라 불리는 ‘시어도어 레빗’ 교수이다.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독일 태생의 미국 경제학자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케팅부 학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월간 경영학 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시어도어 교수는 본인의 칼럼인 ‘시장의 세계화(The Globalization of Markets)’에서 ‘세계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널리 알려지게 했다.

시어도어 레빗 교수가 마케팅 업계에서 ‘마케팅의 구루’로써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경영, 경제, 정치, 마케팅에 관한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레빗 교수의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관한 심오한 통찰은 지난 50년 동안 수많은 경영자에게 영감을 줬다. 지금도 많은 경영전문가들이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이야기할 때 레빗 교수가 처음 도입한 ‘근시안적 마케팅(Marketing Myopia)’ 개념을 기본에 두고 전략을 짠다.

근시안적 마케팅(Marketing Myopia)이란 먼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고 바로 앞에 닥친 상황만 고려한 마케팅을 이르는 말이다. 1998년에 한국에 진출한 월마트를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월마트는 가격 할인 정책에만 초점을 두고 한국의 쇼핑 문화 등 서비스 관련 문제들은 배제하여 결국 2006년 이마트에 영업권을 넘기고 철수했다.

그가 저술한 ‘마케팅 상상력’이라는 책에는 레빗 교수가 생각하는 마케팅에 대한 심오한 고찰이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서 레빗 교수는 고객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레빗 교수는 “기업은 사업 영역과 기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야 생존할 수 있는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면 고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어도어 레빗 교수의 저서 '마케팅 상상력'

이러한 레빗 교수의 조언을 잘 활용한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제품이나 상품에 대한 기획을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시작해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을 진행한다. 아마존은 일을 시작할 때 항상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의 문제는 무엇인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혜택은 무엇인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 고객의 사용 경험은 어떠한가 등 다섯 가지의 역행 질문에서 출발한다. 다섯 가지의 역행 질문 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이 고객에게 유용한지를 살펴보고, 세 제품이 기존 제품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세상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어떻게 볼지를 명백히 밝힌다.

이외에도 레빗 교수는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기업의 성쇠가 어떻게 바뀌는지, 기업의 목적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혁신 지상주의에 심취한 현재의 기업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을 미리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여기에 ‘제품수명주기 활용’, ‘유형제품과 무형제품의 마케팅 차별화’, ‘판매자와 구매자의 심리변화에 따른 고객 관계 관리’, ‘제품 차별화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법과 ‘서비스를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화 시키는 방법’도 자세히 설명한다.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마케팅에 대한 수많은 업적을 이루고 2006년 타계했다. 그럼에도 그가 남긴 논문과 에세이는 아직까지도 수많은 경영인들과 마케터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다만 레빗 교수 등 여러 학자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고객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며,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가지만 ‘고객 지상주의’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다. 마케팅을 알기 위해 시어도어 레빗과 필립 코틀러를 공부한다면 그들와 반대의 입장에 있는 학자인 스티븐 브라운(Stephen Brown)을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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