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기억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소비자들에게100가지를 말해도 1가지조차 기억하게 만들기 힘들 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브랜딩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세계 그룹의 온라인 몰 SSG닷컴이 ‘쓱’ 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광고되었을 때 신세계몰은 효과적인 브랜딩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와 백화점을 온라인 상에 한곳에 모은 SSG닷컴은 출범 2년이 됐지만 그동안 이름을 알리기 어렵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되 'SSG'를 한글 '쓱' 으로 표현한 광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 광고 전과 비교하여 온라인 몰 인지도는 90% 신장, 매출은 30%나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 기억에 쏙쏙 박히는 이 신선한 명칭에 대한 아이디어는 과연 누구로부터 나온 것일까? 바로 이마트 온라인 몰에서 일하고 있는 김진설 마케터이다.

이마트 몰 김진설 마케터 (출처 = EBS)

활동적이며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했던 그는 경영학과를 진학하여 유통 ∙ 마케팅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가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IMF로 모두가 취업난에 시달리던 시절이었다. 그 때 한국에 대형마트가 처음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대규모의 인력을 모집하려는 수요가 있었고, 그렇게 그는 대형 마트 매장직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1년 후 그는 현재까지 몸을 담고 있는 대기업 유통 회사로 취직하게 되는데 이후 그의 행보가 특이했다. 대부분의 동기들은 할인마트를 지원하는데 반하여, 그는 당시 (2000년) 전혀 활성화 되어있지 않던 온라인 몰에 홀로 지원했다.

김진설 마케터는 그 이유에 대하여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대적인 트렌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전부터 꼭 온라인 쪽에서 일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의 혜안은 적중하여 현재 온라인 몰은 유통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이 뒷받침 해주더라도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만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떠올린 것이 바로 ‘쓱’ 이었다.  신세계몰의 영어 철자를 따온 ‘SSG’를 한글 ‘쓱’ 으로 바꾸어 광고로 내놓은 김진설 마케터의 간단한 발상은 대박을 친다. 그는 ‘쓱’ 마케팅의 성공 비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SSG 광고

가장 큰 이유로는 하나에만 집중하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모든 소비자에게 사이트 자체를 알리자는 목적 하나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광고 특성 상 여러가지를 광고에 담으려는 욕심이 누구든지 있지만, 너무 다양한 메시지를 광고 속에 담으면 오히려 망하기 쉽다는 것이다.  SSG 의 광고는 실제로 역동성이 존재하지 않고, 광고 출연자들은 입모양도 뻥끗하지 않으며, 오로지 ‘쓱’ 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신세계몰이 얼마나 좋냐’ 가 아니라 ‘신세계몰이 있다’ 라는 메시지 하나만 부각시킨 것이다.  

이에 더하여 ‘쓱’ 이라는 이름의 단순함이 주는 강력함이 있었다. 온라인 몰을 핸드폰으로 쉽게 스와이핑하는 동작을 연상시키는 ‘쓱’ 은 소비자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남게 된다.  이렇게 간결하고 재미있는 광고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패러디를 낳게 되면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김진설 마케터는 이렇게 입에 착착 붙는 브랜드 네이밍과 고객의 참여를 이끄는 입소문 마케팅으로 SSG몰을 단숨에 온라인 몰 계의 강자로 이끌어 놓았다.

온라인 몰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 트렌드를 읽어 자신만만하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던 그는 마침내 그 도전 정신으로 SSG을 놀랍게 성장시켰다. 마케팅이라는 직업이 언제나 변화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는 김진설 마케터.  그는 앞으로의 마케팅 추세에 대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시장과 가상 현실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의 생각을 밝혔다. 김진설 마케터가 보여준 과감한 도전정신은 그가 앞으로도 변화시킬 유통업계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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