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구설수의 마케팅 효과

  각종 매체를 통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기업들도 자극적인 마케팅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노이즈 마케팅이 있다. 노이즈 마케팅은 자신들의 상품을 일부러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게 하여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판매량을 늘리는 기법이다, 상품에 대한 구설수를 고의적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좋은 소문보다는 좋지 않더라도 자극적인 소문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 관심도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성격 때문에 노이즈마케팅은 ‘양날의 검’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각인시킬 수 있고 큰 투자비용 없이 매체 또는 입소문을 통해 화제 또는 기사의 소재가 되어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노이즈마케팅의 수위조절에 실패하면 시장에서 아예 퇴출을 당하거나 기업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져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있다. 2010년 12월 한국 사회는 닭의 원가대비 치킨의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이를 틈타 롯데마트는 전국 82개 점포에서 후라이드 치킨 1마리를 5000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1마리는 900g 내외로 당시의 주요 업체들과 비교할 경우 가격은 그들의 30%에서 50%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크기는 20% 정도 더 컸다. 파격적인 가격과 용량에 더불어 맛 또한 좋았기 때문에 통큰 치킨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 언론들은 ‘이마트 피자 이어 롯데마트 5000원짜리 치킨 논란, 서민 상권 침해 vs 거품 빠져 환영’ 또는 ‘롯데마트 치킨시장 파격 가격으로 기존업계 비상’과 같이 자극적이지만 부정적인 보도를 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통큰 치킨을 알게 되었고 오히려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의 경쟁력을 통해 롯데마트의 수익은 올라갔다.

   또 다른 성공 사례로는 전지현의 ‘물타지 않은 클라우드 맥주’ 광고가 있다. 2015년 롯데주류는 전지현이 ‘클라우드 CF 해피 홈파티 편’에서 “그런 기분 알아? 정말 좋은 자리엔 물 타기 싫은 거. 100% 발표 원액 그대로 물 타지 않았다.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의 리얼 맥주 클라우드”라고 말하는 내용의 방송광고를 했다. 이는 클라우드를 제외한 나머지 맥주는 모두 ‘물 탄 가짜 맥주’라는 인식을 암묵적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맥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효 전에 물을 타느냐, 발효 후에 물을 타서 맥주 도수를 조절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물을 타지 않는 맥주 제조 방법은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의 과장 광고 논란은 “물 타지 않은 리얼 맥주”라는 카피가 등장하자마자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도 롯데주류에 시정을 권고할 정도로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란 속에서 클라우드의 판매량은 계속 증가했고, 롯데주류는 위와 같은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진입하기 힘들다고 유명한 맥주시장에서 단숨에 3위로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농심의 ‘신라면 블랙’과 같은 노이즈 마케팅의 실패 사례도 있다. 2011년 3월에 국내 라면 판매 1위 업체인 농심에서 판매 1위 신라면의 프리미엄 모델인 ‘신라면 블랙’을 선보였다. 한 봉지의 15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의 라면으로 초기에는 화제를 모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허위 및 과대광고 혐의로 과징금을 부여받고 고가 논란에 휘말리며 국내 4개월 만에 단종돼 최단기간 단종 라면이 되었다. 위처럼 무조건적으로 논란을 만드는 것으로는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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