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의 하이엔드 마케팅!

레드불 제품 이미지 (출처 : 레드불)

밤을 새우거나 중요한 일이 있어 에너지를 쏟아야 할 때, 우리는 에너지음료 등을 마시며 몰려오는 잠을 막기 위해 애쓰곤 한다. 그런데 마트에서 에너지음료를 고르며 늘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왜 핫식스는 1,000원인데 레드불은 2,900원일까? 레드불을 고르면 핫식스를 고르는 것보다 약 2.9배의 각성 효과를 맺기 때문에 2,9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사람들은 핫식스와 레드불을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브랜드’ 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강조하는 브랜드의 메세지를 참조하여 에너지 드링크를 구매한다.

우리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고급스러울 경우, 평범한 브랜드보다 더 품질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희소성 때문인데, 희소성이란 특정 재화나 서비스 시장이 초과수요를 띄고 있을 때 생기는 재화와 서비스의 특성이다. 즉,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기 때문에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브랜드의 희소성은 브랜드가 창출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만일 제품이나 서비스의 희소성이 높다면 높은 가격이 매겨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적정한 가격 혹은 싼 가격이 매겨질 것이다. 레드불은 이를 이용해 가격을 높게 측정함으로써, 제품이 타사에 비해 고급스러운 것처럼 포지셔닝하였다.

실제로 핫식스와 타우린의 성분을 비교해 보면, 타우린의 함량 차이는 2.5mg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2.5mg의 차이를 가지고 2.9배의 가격을 매긴 것이다. 당신은 이 결과를 듣고 레드불을 구매한 것을 후회하거나 핫식스를 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에너지음료를 구매할 때 ‘성분을 먼저 보고 사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아니오’ 라고 대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즉,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것처럼 두 제품을 면밀하게 비교하면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품의 성분만을 강조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고급화 전략으로 명품 반열에 올린 마케팅 전략은 ‘하이엔드’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엔드 마케팅이란 ‘파는’ 마케팅이 아니라 ‘사게 하는’ 마케팅이다. 고객의 관심을 넘어 환호와 열광을 끌어내며, 그 자체로 이슈가 되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양은 타 브랜드의 절반이면서 가격은 두 배 비싼 ‘배짱 전략’으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한 ‘레드불(RedBull)’은 하이엔드 마케팅의 전형이다.

레드불은 하이엔드 포지셔닝 전략을 뒷받침하는 차별화된 마케팅도 실시했다. 몇 년 전 큰 이슈가 됐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의 성층권 스카이다이빙, 소위 ‘우주점프’도 후원해 전 세계 익스트림 스포츠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400억달러의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레드불은 고집의 대가로 차별화를 선물 받았다. 그 결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레드오션 음료 시장에서 에너지 드링크라는 돈 되는 흑자의 섬을 개척했다. 제품이 가진 핵심 특징을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타깃 소비층에 확실히 각인시킨 레드불.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하다 보면 자칫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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