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착한 기업' 오뚜기 극찬···

문재인 대통령 기업간담회, 중견기업 오뚜기가 포함된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요기업인과의 호프미팅 간담회를갖고 기업인 8명과 회동했다. 이날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초청된 자리에 오뚜기는 유일한 중견기업으로 참석하며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의 이색행보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기 보다는 역시 ‘갓뚜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 정부의 경제 활성화 방향을 공유하고 일자리와 대기업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의 현안을 의논하기 위한 간담회에 재계 서열 100위 밖인 오뚜기가 참석할 수 있었던 데는 오뚜기의 다른 별명인 ’갓뚜기‘의 힘이 컸다. 이날 문대통령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직접 ‘갓뚜기’를 언급하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말을 건네며 “고용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젊은 사람이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업 수장들과 맥주 타임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오뚜기가 착한기업으로서 우뚝 서게 된 데에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미담이 쌓이면서부터이다. 그중 가장 먼저 화제가 된 선행은 1992년부터 시작한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용 후원이다. 올해로 25년째 이어지고 있는 후원은 2017년 기준으로 4300여명 이상의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다. 또 함영준 회장은 함태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상속받은 오뚜기 주식 46만주(3500억원)에 대한 1500억 가량의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기로 약속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기업가로 국민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오뚜기는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1.16%에 불과해 98.84%의 높은 정규직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가 화두인 시점에서 오뚜기의 이러한 행보는 눈에 띈다. 함태호 명예회장이 시식사원 18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던 일례는 유명하다.


이밖에도 2008년 이후, 라면업계 중 유일하게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오뚜기는 주요 경쟁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때 반사이익을 누리며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라면가격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라면시장에서 수익성보다 점유율을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점유율이 2015년 20.5%에서 지난해 23.2%까지 올라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주가 또한 상승하면서 꾸준히 쌓아오던 착한 이미지가 실제로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에 앞장서왔던 오뚜기가 단순히 사회공헌활동을 벗어나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기 시작하면서 실적에 많은 보탬이 된 모습을 보고 다른 기업들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곧 우리 사회에도 '갓뚜기'의 행보를 따라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고, 갑질하지 않는 좋은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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