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평가 김길환 발행인

  마케팅경영자는 기업 내에서 가장 안티한 의견을 많이 내야만 한다. 왜냐하면 늘 시장과 소비자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의 이런 저런 사정을 다 봐주면서 시장과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모티베이터의 역할을 비롯하여 만연한 부서 이기주의를 때론 구슬리고 때론 싸워가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가는 지휘자의 역할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마케터가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고객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의 오너가 임원에 경영을 맡기고자 할 때의 3가지 마음을 ‘오너의 3심’이라고 하는데 “욕심 6개월, 의심 6개월, 변심 6개월“이라는 것이다. 좀 잘 버티는 임원이라면 그 기간이 두 배가 되니 총 3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수개소리로 듣기에는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기대가 있으니 실망도 있는 법이고 실망이 반복되면 또 다른 대안을 찾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오너의 3심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CMO의 3스텝”이 있다. 우선 1스텝은 “오너의 생각을 정확히 읽는다”는 것이다. 내부고객의 생각을 정확이 읽어야만 그 연장선상에서 전략을 세울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차원의 전략을 구사하여 설득해 갈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스텝으로는 “일 년 내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일 년간 활동의 결과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게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로는 “일단 계획이 수립되면 흔들리지 않고 단호히 밀어 부친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망설이기에는 시간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목 잡는 내부인력과 심하게 싸워야 할 일도 종종 발생한다.

 

 시간을 놓치면 모든 것을 놓친다. 마케터는 특히 문제와 목적을 정의하는데 탁월하며, 언제나 일등이 되는 목표수립에 능하고, 항상 전략적으로 일을 해결해가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런 마케터에게도 오너와의 관계에서는 작아질 수 있다. 하지만 마케터가 무너지면 기업이 무너지는 것이다. 항상 시장과 소비자를 생각하고 기업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 맡은바 소임을 당차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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