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고 건전한 대학의 새로운 축제문화

지난 19일 싸이의 공연으로 열기 가득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의 축제 현장

매년 5월 중순이면 대학은 축제로 떠들썩하다. 각 과마다 다양한 술과 안주를 파는 주점을 운영하고, 라인업이라 일컬어지는 연예인 축하공연을 보며 사람들은 밤늦게 까지 축제를 즐긴다. 하지만 축제 시즌 성추행 사건이나 손님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주점 홍보, 인기 있는 연예인 섭외 경쟁 등은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다함께 즐기자는 대학 축제의 원래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요즘엔 구성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축제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주점 위주로 진행되던 축제가 건전하고 다양해지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용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는 ‘FALL IN BUSKING’이라는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시행했다. 캠퍼스 내 폭포공원 앞,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마주하고 학생들은 텐트 안에서 보드게임을 하거나 간단하게 맥주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텐트 밖 무대에서는 학생들이 버스킹 무대를 선보였고, ‘떼창’으로 하나가 되었다.

단국대학교의 이번 프로그램은 음주가 주를 이뤘던 축제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버스킹에 참여하고, 술을 못 마시는 학생들도 축제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덕성여자대학교는 덕성여대 덕우당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덕성 한복파티'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한복 퀸 콘테스트, 한복 상식 OX퀴즈, 점등식, 시조대회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전통놀이 체험이나 전통소품 체험 등 다양한 놀 거리로 의미 있게 진행되었다.

덕성여대의 한복파티는 색다른 대학축제문화 조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복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

대학 축제의 새로운 변신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영남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학 축제 기간 중 각국의 전통 의상을 선보이는 ‘글로벌 커뮤니티 전통의상 쇼’를 선보였다. 유학생 60명이 참여하여 직접 고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펼친 것이다. 쇼 중간에는 각자 입고 나온 전통의상에 대해 설명하는 등 각 국의 의복 문화를 서로 공유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은 사물놀이, 태권무를 선보이며 전에는 없던 새로운 대학축제를 만들어 냈다. 한국 학생들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들까지 대학 축제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문화를 공유하고 다 함께 즐기는 축제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외에도 영남대학교 캠퍼스는 영남대 미술학부의 트랜스아트 전공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새로운 미술 공간을 꾸며 이색적인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아주대학교는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축제를 맞이하여 인기 온라인 게임 롤(LOL)과 오버워치 대회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축제의 범위를 e-스포츠까지 확대시키면서 참여의 폭을 넓힌 것이다.

이처럼 요즘 대학들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르고 건전한 축제문화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한 없이 다 함께 즐기자는 축제의 본 취지에 맞게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높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축제의 질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곧 시작될 축제를 비롯하여 앞으로 열릴 대학 축제들의 아름다운 변신이 크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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