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에 접어들며 두각을 보이는 시니어 컨슈머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정관념을 벗어야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월 25일 업로드한 트윗.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월 25일 업로드한 트윗.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얼마 전 테슬라의 CEO이자 전 세계 최고 갑부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업로드한 글이 화제가 되었다. 한국과 홍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과 큰 접점이 없었던 일론 머스크가 국내의 출산율 문제를 콕 집어서 설명한 것에 나름 화제가 되었고, 동시에 국내의 인구구조 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내용이었다.

곤두박치는 출산율과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화 시대를 넘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 계층이 되는 초고령화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은 분명 슬픈 일이지만 동시에 반드시 잡아야 할 소비자층을 만들었다. 바로 ‘시니어 컨슈머(노인 소비자)’ 계층이다.

 

노년기에 접어든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강력한 경제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생애주기상 가장 높은 소득을 얻는 중장년기를 마치고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저축한 뒤 사용할 돈의 규모가 사회 초년생들보다 더 크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노후 대비 및 중장년기 재테크 열풍이 불어, 이전에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던 노년 계층에게 여유가 생겼고,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비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런 특성을 가진 실버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세계 실버 산업 규모는 그에 맞게 15조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2020년 발표한 자료로, 유망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의 30배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갈수록 고령화되어가는 사회를 생각하면 그 규모의 확장력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마케터들의 과제는 이 경제력도 강하고, 여유도 있는 이 매력적 세대를 잡는 것이다. 시니어 컨슈머들은 어떤 메시지에 이끌릴까.

 

노인들은 헬스케어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 pixabay 제공
노인들은 헬스케어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 pixabay 제공

이들을 이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건강, 웰빙이다. 항상 노년기에는 건강 문제가 뒤따르고, 이들은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노년 건강 산업은 단순히 질병 예방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방을 비롯한 간병, 안전, 더 나아가 자기관리까지 모두 노년층이 선호하는 시장이다.

특히 떠오르는 것은 질병 차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자기관리’이다. 더 이상 노년층이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회와 상호작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며, 그에 맞게 자신의 신체를 관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음식과 운동시설 등록 등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노년층의 건강관리를 겨냥한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이미 2조를 돌파했으며, 이는 10년간 4배의 성장이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경험한 일본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 등을 도입하는 등 건강 문제 해소에 힘쓰고 있다. 실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폰 보급 등 기술의 발달로 노년층의 정보 접근이 쉬워졌다. / Pixabay 제공
스마트폰 보급 등 기술의 발달로 노년층의 정보 접근이 쉬워졌다. / Pixabay 제공

한편, IT 기술도 현재 노년층에게 다가가기 좋은 분야이다. ‘마우스를 거꾸로 잡는’ 노인들의 모습은 이제 옛말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활성화와 유저 친화적 인터페이스의 발달로 인해, 이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스스로 정보를 찾는 능력을 갖추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댓글 비율에 60대 이상 계층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며, 노년을 타겟으로 한 유튜브 채널 역시 다수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보망에 대한 접근성은 음성인식 기술의 발달로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이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AI 스피커가 명령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장 쉽고 원초적인 도구인 ‘대화’로 정보망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노인 전용 AI 스피커는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는 등,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렇듯 기술의 발달로 노년층이 IT 기술을 향유하는 빈도가 늘었기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의 범위를 젊은 세대로 한정하지 말고 노년층까지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노년층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전략은 고정관념 타파이다. 노년층들은 예상 외로 헬스를 비롯한 웰니스에 관심이 많고, 인터넷의 활용도 자유롭다. 이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 무엇이든 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라고 외치고 있다. 기존의 ‘케어’ 중심 관념에서 벗어나 이들이 정말 선호하는 것을 파악해야만 실버 시장의 푸른 바다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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