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마케팅, 소비자의 공감이냐 반감이냐

MBTI 이미지 컷
MBTI 이미지 컷

코로나19와 맞물려 2030세대의 인기를 얻으며 퍼지고 있는 성격유형검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가 하나의 청년 문화로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 또한 MBTI를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MBTI 마케팅은 성격을 취향과 연결하는 ‘타깃형 마케팅’으로서 활용하기가 쉽다. 기업들 역시 MBTI 마케팅을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2030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MBTI 유형별로 맞춤 패션을 추천하거나 주식투자법 등을 간단하게 제시하며 소비자들을 이끄는 식이다.

지난 3월 봄, 파라다이스호텔·리조트는 ‘MBTI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각각 외향성과 내향성을 나타내는 E와 I형을 키워드로 상품을 구성한 것인데,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을 묶은 ‘E형(외향형)’ 상품과 호텔에서의 휴식과 미식 경험을 위주로한 ‘I형(내향형)’ 상품으로 구성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중순 제주맥주가 출시한 수제맥주는 MBTI 요소를 활용하며 상반기 주루업계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일명 “맥BTI”로, MBTI의 구성 글자가 되는 'E와 I', 'N과 S' 'F와 T', 그리고 'P와 J'가 캔 양면에 적혀 있어 4캔을 구매하여 조합하면 자신의 MBTI 성격유형을 표현할 수 있다. 맥BTI는 출시 2주만에 42만 캔 판매를 돌파하며, 올해 출시된 편의점 수제맥주 가운데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맥주로 성격 유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30세대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주맥주의 수제맥주 "맥BTI" / 제주맥주
제주맥주의 수제맥주 "맥BTI" / 제주맥주

 

 

MBTI 마케팅,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공감

이렇듯 기업 차원에서는 MBTI 마케팅을 이용하여 소비자, 특히 2030세대의 흥미를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오히려 과도한 MBTI 마케팅은 피로감만 높이며 신뢰감만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일정한 기준 없이 MBTI를 과도하게 끼워넣은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한 뷰티 브랜드 마케팅 관계자는 “재미로만 사용될 때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만, 고민 없는 콘텐츠 마케팅으로 쓰일 땐 반감도 있었다.”며 그저 MBTI를 이용한 무분별한 마케팅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MBTI의 타당성과 신뢰성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과도한 MBTI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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