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부터 광고 모델 효과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측정한 경제효과는 무려 '2조'

토트넘 핫스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손흥민의 득점왕 축하 피드 / 출처 토트넘 핫스퍼 인스타그램
토트넘 핫스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손흥민의 득점왕 축하 피드 / 출처 토트넘 핫스퍼 인스타그램

 

며칠 전 대한민국 스포츠 시장을 뜨겁게 달군 희소식이 있었다. 토트넘 핫스퍼 FC 소속 손흥민 선수가 세계 5대 리그인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넣으며 공동 득점왕을 기록한 것. 대한민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아시아 내에서도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으로,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격수가 나왔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한민국의 축구 시장에 있어서도 호재이다. 한국 축구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꾼 슈퍼스타의 등장으로 국가적인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연달아 세계 최정상 국가들과의 A매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명실상부 축구 최강국인 브라질과의 경기는 6월 2일에 진행되며, 그에 못지 않는 강국들인 칠레, 파라과이와의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또한 이집트와의 경기도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만약 성사된다면 공동 득점왕 수상자인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라이벌 매치도 볼 수 있다. 축구 팬들에게 있어서는 볼거리 천국인 셈이다.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대한민국 A매치 일정. 매우 빠른 매진을 기록하였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대한민국 A매치 일정. 매우 빠른 매진을 기록하였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를 필두로 한 스포츠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코로나가 끝을 보이면서 이전처럼 펍에 모여서 함께 경기를 시청하거나 경기장 직관을 가는 것이 가능해지는 등 접근성 향상과 동시에, 손흥민 선수 등 슈퍼스타들의 등장으로 좋은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라질과 맞붙는 이번 국가대표 경기는 엄청난 속도로 매진되었으며,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가 득점왕을 놓고 경쟁하던 마지막 경기 ‘토트넘-노리치 시티’전은 진행되던 시간이 새벽이고, 공중파 채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시청률인 6%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제 무대에서의 스포츠 열풍이 국내 시장에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하는 시선도 많다. 국내 축구리그인 K리그에서도 지난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격파한 ‘카잔의 기적’ 경기 이후로 최대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포스트 손흥민’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매우 활발해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손흥민을 모델로 채택한 다수의 브랜드들은 뛰어난 광고 효과를 체감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선수의 경제적 효과를 무려 2조로 책정했다.

계약을 맺은 아디다스의 공인구를 들고있는 손흥민 / 아디다스 제공
계약을 맺은 아디다스의 공인구를 들고있는 손흥민 / 아디다스 제공

결국 손흥민이 국내 스포츠 업계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화적, 신체적 조건으로 봤을 때 아시아에서 손흥민의 아성을 뛰어넘는 선수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어쩌면 지금의 스포츠 시장은 아시아 축구의 최전성기를 직접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기회를 스포츠 업계는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이미 K리그는 홍보 규모 확대와 마스코트 선거 등 SNS 활동을 기반으로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손흥민이 계약을 맺은 아디다스를 비롯한 스포츠 브랜드들은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손흥민의 출신지인 춘천에서는 지방선거 공약을 손흥민과 관련해서 작성하는 등, 시장은 ‘손흥민의 브랜드 효과’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 열기가 언젠가 식게 둘 것인지, 계속 부채질해 스포츠 시장 전체의 부흥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는 스포츠 마케터들에게 달렸다. 손흥민과 마케터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