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두 로드샵 브랜드의 상반된 마케팅 전략

 국내에서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입처로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단연 ‘로드샵’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시내 곳곳에는 한 골목 건너 한 골목에 로드샵이 자리 잡고 있을 정도로, 그 인기는 이미 열풍을 지나 굳건하게 자리잡은 상태다. 백화점 브랜드나 해외 브랜드 화장품들의 인기도 높지만, 각 브랜드마다 자신들만의 색깔이 담긴 마케팅과 상품 런칭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동시에 달마다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열곤 하는 로드샵의 매력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단연 압도적이다.

▲ 명동의 네이처 리퍼블릭. 출처: 동아일보DB

K-뷰티의 성장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도 로드샵이다. 서울의 명동이나 홍대 곳곳에서는 로드샵 화장품을 한아름 안고 나서는 해외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 로드샵 화장품의 매력에 대해 물으면, 입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품질’이라고 답한다. 그만큼 로드샵 화장품에게 있어 ‘가격 차별화’란 최대의 인기 요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사실을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들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 로드샵 화장품들의 가격대는 색조 10,000원 이하,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 1~20,000원, 기초라인 1~30,000원 등으로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로드샵 브랜드들이 다소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존의 저렴한 ‘로드샵’ 이미지를 탈피해 ‘고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급화’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로드샵 브랜드 미샤, 그리고 로드샵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가격 차별화’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로드샵 브랜드 ‘토니모리’. 이 두 브랜드들의 사례 분석을 통해 현재 뷰티 업계의 동향을 읽어보고자 한다.

▲ 미샤의 '롤링 하트볼 블러셔'

지난 1월 출시된 미샤의 신상품 ‘롤링 하트볼 블러셔’. 아기자기한 패키지와 사랑스러운 컬러, 고체 제형의 하트 모양 블러셔 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었던 바는, 기존의 미샤 블러셔 뿐 아니라 타 로드샵 브랜드의 블러셔에 비해 가격대가 다소 높게 형성된 것이 아닌지에 대한 것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는 이 블러셔의 정가는 24,800원이다. 세일 기간 동안의 할인 가격은 더욱 저렴할 것임을 감안해도, 만원 이하 가격의 일반적인 로드샵 색조 제품들에 비하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다.

이 같은 미샤의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미샤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일반적인 로드샵 제품의 가격을 훌쩍 뛰어 넘는 제품들을 출시해왔던 바 있다. 에센스, 앰플, 크림 등 기초 화장품들 묶어 판매하는 기획 상품들의 경우 10~2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박주미, 손예진 등 연령대가 적지 않고 신비주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도 이와 같은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미샤의 고급화 전략은 아직 중도 과정에 놓여 있는 상태이지만, 가격에 상응하는 우수한 품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적지 않은 성공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 토니모리의 '키스러버 스타일 립스틱'

반면에, 기존의 로드샵 브랜드들이 차용하던 ‘가격 차별화’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토니모리. 그러한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난 대표적인 제품으로, 토니모리의 인기 상품인 키스러버 스타일 립스틱을 꼽을 수 있다. 정가 7,800원의 이 제품은, 세일 기간에는 6,400원까지 가격이 할인 된다. 이와 같은 저렴함은 대학생 또는 미성년들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이다. 이 립스틱들의 특징은 해외 유명 고가 브랜드의 립 제품들과 거의 유사한 발색, 그리고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드 칠리, 루비 레드, 릴렌트 레드 등은 언뜻 들었을 때 유명 브랜드 립 제품들의 이름을 연상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품명을 대대적으로 내세운 것은, 저렴한 가격에 고가 브랜드 못지 않은 퀄리티를 보일 수 있다는 토니모리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가 립스틱과 비교해 볼 때, 질감, 지속력, 발색 등 모든 면에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에 가서 화장품을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토니모리의 가격 차별화 마케팅이 그야말로 적격인 셈이다.

미샤, 토니모리 두 로드샵 브랜드 모두 국내외 많은 이들에게 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호감적인 이미지 또한 착실하게 쌓아온 브랜드이다. 그들의 마케팅 전략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결실을 맺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국내 로드샵 브랜드들로 인해 한국 뷰티업계의 건강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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