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까지 최근 제약 R&D 규모 늘려

지난 수 십 년간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자동차 시장은 전세계 600조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또 다른 대표산업인 반도체의 경우에도 전 세계 400조원 정도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을 합친 크기의 시장이 있다. 바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산업이다. 전세계 바이오 시장은 현재 약 100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에서 미래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잇따라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주력 산업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대기업들의 바이오 투자 경쟁이 뜨겁다. 대표적으로 삼성과 같은 기업이 그러하다. 국내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고 있는데, 바이오시밀러는 전세계 베스트셀러 항체신약 중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신약을 복제한 의약품이다. 효능은 그대로이지만 가격은 30%가량 낮춰, 최근 전세계 항체의약품 시장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안정성에 대해 많은 의심을 받아왔다. 과연 더 저렴한 가격에 오리지널 신약과 같은 효능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시밀러 의약품들이 전세계 항체의약품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여 시장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현재 효능에 대한 의심은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의 생명은 신속성이다. 만약 어떤 회사가 A라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전세계에 내놓았다면, A에 대한 후속 바이오시밀러들은 다시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저렴한 가격의 바이오시밀러의 가장 큰 단점은 효능에 대한 안정성이므로, 기존에 안정성이 확보된 바이오시밀러를 굳이 위험성을 갖고 새로 개발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이다.

▲ 삼성이 인천 송도에 건립한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기공식

삼성은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신약의 복제약) 개발과 상업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 시작 3년 만에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오리지널 의약품 엔브렐)는 한국, 유럽, 호주에 이어 최근 캐나다에서 시판을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른 바이오시밀러 4종도 개발 중에 있다. LG그룹 역시 향후 바이오제약 부문에 연간 3000억~5000억원대 R&D와 설비 투자를 할 계획이다. SK그룹은 미국 FDA에서 약효성 평가를 면제받고 임상 3상 시험 기간을 단축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YKP3086)으로 글로벌 신약의 꿈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전세계를 석권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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