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구독도 안했는데 'D.P.', '오징어 게임' 들어본 이유

YTN_'D.P'-'오징어게임'-'지옥'...하반기 야심작 대방출하는 넷플릭스, 이유나 기자
YTN_'D.P'-'오징어게임'-'지옥'...하반기 야심작 대방출하는 넷플릭스, 이유나 기자

최근 전세계에서 달고나 챌린지를 일으키며 흥행 중인 ‘오징어게임’, 외국이 한국미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으며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부르고 있는 ‘킹덤’, 그리고 한국 군대에 대한 판타지는 뺀 채로 여태 주목받은 적 없던 현실적 부조리를 다룬 ‘D.P.’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 영화 혹은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넷플릭스 채널의 콘텐츠라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다른 OTT채널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 및 유통하는데 어째서 넷플릭스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유난히 입소문을 잘 타는 것일까?

■ 구독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작품을 알리는 넷플릭스 온오프 마케팅의 힘

넷플릭스는 제작사의 창작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OTT업체이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는 작품에 대한 간섭과 의견을 주기보다 탄탄한 제작비만을 지원한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이렇듯 자금적으로 여유롭고,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작환경 아래에서 만들어진 좋은 작품들을 위해 넷플릭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마케팅을 병행하여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케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넷플릭스 홈페이지

■ 점점 접근성을 높여가는 넷플릭스의 오프라인 마케팅

넷플릭스의 오프라인 마케팅 사례에는 ‘킹덤’의 전시회인 <피로 물든 역사전>과 ‘오징어게임’의 체험용 세트장인 <오겜 월드>, 영화 ‘승리호’의 <우주 폐기물 모형 전시> 및 <주차장 체험장> 이 있다. 현재는 종료된 상태이지만, 모든 체험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였다.

‘킹덤’의 전시회였던 <피로 물든 역사전>은 영화에서 쓰인 소품들을 마치 현대시대에 발굴한 조선시대 유물인 것처럼 꾸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박물관 내부에서 안전 해제 경보가 울리며 전시된 상태였던 좀비가 움직이는 콘텐츠를 추가하여 영화의 경험이 가능한 전시를 선사하였다.

승리호의 <우주 폐기물 모형>은 강남역 한복판에 단순 설치되어 사진만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아이파크몰 주차장에서는 드라이브 스루로 체험할 수 있는 <승리호 우주정거장 체험장>이 진행되었다. 제공된 QR코드를 스캔하여 우주여행 가이드를 자동차에 스피커로 연결한 채 꾸며진 주차장 내부를 약 5분 간 체험하는 형식으로, 코로나라는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라는 평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의 체험 세트장인 ‘오겜 월드’는 영화 속의 쨍한 컬러감으로 설치된 어린 시절 놀이터 기구, 진행요원의 핑크색 유니폼과 가면, 무궁화 꽃 진행 인형 등이 그대로 실현되었다. 또한 현장에서 무료 캡슐 뽑기를 진행하여 참가자들이 구슬, 공기돌 등의 굿즈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현장 이벤트를 진행하였으며, 세트장 체험을 SNS에 인증하면 ‘오겜 동심파괴 세트’의 추가적인 굿즈를 증정하는 SNS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하며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를 얻었다.

앞서 진행된 킹덤의 전시회는 사전예약에 성공한 소수의 사람들만 방문할 수 있는 점, 승리호의 주차장 체험전은 차를 가져가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자의 한계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이번 ‘오겜 월드’는 특별한 한계 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 행사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전에 진행한 오프라인 행사보다 더 큰 마케팅 효과를 얻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 '승우아빠' 화면 캡처
유튜브 '승우아빠' 화면 캡처

■ 작품 내용을 알리는 통상적 광고에서 벗어난 넷플릭스의 온라인 마케팅

넷플릭스의 온라인 마케팅 사례에는 ‘보건교사 안은영’ 과 ‘D.P.’의 유튜브 광고가 있다. 화장품 광고를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맡기는 것처럼, 보통의 영화 광고는 영화 리뷰 크리에이터에게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여러 분야의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에게 영화 광고를 맡기는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광고를 의뢰한 유튜브 채널은 단순히 영화 리뷰 크리에이터에 국한되지 않았다. ASMR 크리에이터와 OST커버 크리에이터, 심지어 요리채널의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한 채널에 광고를 맡겼다. 사람들이 더 이상은 틀에 박힌 광고에 흥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넷플릭스는 영화 내용 홍보에 국한되지 않은 기획안으로 광고를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드라마에 등장하는 젤리들의 소리와 수제북의 소리를 담아낸 AMSR 영상, 드라마 속 젤리를 만들어보는 요리 영상, 드라마의 OST를 해당 크리에이터의 색깔로 다시 부른 커버 영상이 광고로 탄생하게 되었다. 여러 분야의 유투버들에게 광고를 맡기면서 넷플릭스는 예비 시청자가 어떤 채널을 좋아하든지 여부와 관계없이 한번쯤은 ‘보건교사 안은영’ 광고에 노출되도록 한 것이다.  

드라마 ‘D.P.’에서 대한민국 남성 대부분이 겪은 군대의 현실적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한 만큼, 넷플릭스는 실제 D.P. 경험자의 인터뷰를 담아낼 수 있는 크리에이터에게 광고를 맡겼다. 현실 D.P.와 영화 속 D.P.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팩트 기반으로 체크하는 내용의 영상 덕분에, 댓글로 일반인들도 본인의 군대 생활과 영화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후 광고를 맡기지 않았는데도 실제로 영화를 시청한 크리에이터들이 D.P 내용과 관련된 군대이야기를 풀거나, 연예인들의 D.P근무 이야기가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등 시청자 자의의 바이럴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넷플릭스의 탄탄한 제작비와 자유로운 제작환경은 웰메이드 콘텐츠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해당 콘텐츠를 ‘보고싶도록’ 만드는 것은 마케팅의 영역이다. 영화가 사람에게 다가갔던 기존의 마케팅을 넘어, 사람이 영화에게 찾아가도록 만드는 마케팅은 넷플릭스만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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