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현대신촌점, 편집샵 등 新전략 내세워 리뉴얼 오픈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사진=에잇세컨즈

 

삼성물산 패션부문(패션부문장 이서현)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가 매장에서 동대문 상가의 옷을 판매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란 상품기획을 비롯해 디자인생산제조유통판매 등의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하는 의류 전문 소매 브랜드이다.


10월 6일 대대적으로 리뉴얼 오픈한 에잇세컨즈 신촌점 매장에서는 기존 매장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콘텐츠로 매장을 풍성하게 채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에잇세컨즈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듣고있다.

유플렉스 1층에 자리잡은 매장은 화사한 인테리어로 일단 시선을 잡아 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과 밝은 조명으로 상품 하나 하나가 부각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곳곳에는 가드닝 콘셉트로 싱그러움을 주고, 계산대 앞쪽에는 아예 식물을 판매하는 「슬로우파마씨(Slow Pharmacy)」도 입점시켰다. 피팅룸도 소녀의 방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총 353m²(약 106평) 규모의 현대신촌점은 에잇세컨즈의 대표 아이템과 함께 동대문 ODM으로 트렌드에 강한 ‘8 에디션’과 인디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을 바잉한 ‘인디브랜드존’으로 구성된 신개념 편집숍 형태다. 상품 구성은 브랜드 메인아이템이 70%, 나머지가 각각 15%씩이다.

 

돋보이는 공간은 역시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8 에디션’과 ‘인디브랜드존’이다. 10대~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상품들로 의류는 물론 신발, 가방 등 잡화, 휴대폰 케이스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집객 효과를 노렸다. 메인 상품은 4주 단위로 생산되지만 동대문 기반 생산 아이템은 2주 단위로 한층 호흡이 빠르다. 디자인부터 제조유통까지 모든 제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에잇세컨즈가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있는 동대문 브랜드를 입점시켜 같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른바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원래 에잇세컨즈는 출범할 때부터 K패션을 알리자는 취지를 바탕으로 기획했기 때문에 동대문 옷을 판매하는 것도 이와 같은 초기 계획의 일환”이라면서 “동대문 출신 유망 디자이너들을 에잇세컨즈가 발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잇세컨즈 유통망을 활용해 K패션을 알리고, 유능한 동대문 디자이너들을 육성하는 상생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잇세컨즈의 이 같은 파격 실험은 일각에서는 사실상 실적 부진 개선을 위한 ‘유통’부문 강화를 위해 동대문 브랜드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겠냐고 보고있다. SPA사업모델에는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방식과 유통 만을 운영하는 방식이 있는데, 에잇세컨즈의 제조유통 일괄 사업모델이 기대에 못 미치자 결국 동대문 브랜드를 사입해 유통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에잇세컨즈를 통해 국내 사업모델을 기존 제조유통 일괄에서 유통쪽으로 전략을 꾀한다는 얘기다.

또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최근 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동대문 의류를 함께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동대문 브랜드는 유행에 민감하고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자인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활용하면 젊은 층과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에잇세컨즈의 이러한 시도가 트렌디한 강점을 찾고 편집매장의 감성과 재미요소를 더해 에잇세컨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넥스트 한국형 SPA로 거듭날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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