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네이버 2016 한국영화 흥행 순위

  국내 문화 활동에서 영화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문화 활동의 절반 이상이 영화가 차지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독서, 음악 감상과 함께 '영화 감상' 이 대한민국 3대 취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문화 활동을 즐기고자 하는 관객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가 영화 임은 분명해 보인다. 시내 중심가에 수많은 영화관이 경쟁적으로 위치해 있고, 영화 광고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할 것 없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한국 영화는 매해 최고 관객수를 갱신중이다. 내로라하는 할리우도 영화가 세계 최초 개봉을 다른 국가가 아닌 한국으로 택하는 경우는 이제 흔하다. 수많은 할리우도 배우들이 영화 흥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도 많다. 그러니 이전에는 '천만 영화' 라는 이름으로 흥행을 판단했던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매해 1,2 편은 반드시 천만 관객의 영화가 나온다. 2015년은 <베테랑> 과 <암살>이 그 주인공이었고 2016년 10월 현재 <부산행> 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다. 그러나 매년 수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흥행하며 시장이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도 아쉬움은 분명하다.

 한국 영화계는 지나치게 '남자 중심적' 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2015년 한국 영화 흥행순위 10위권 중 여자 배우가 주연인 영화는 <암살> 이 유일하다. 2016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10위권 중 상위 1-6위 모두 남자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여자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7-9위의 <덕혜옹주>, <아가씨>, <귀향> 마저도 2016년이 2달 남은 시점에서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남자가 중심이 되면서 흥행하는 영화 장르가 액션에 편중된 것도 문제점이다. 또 출연하는 배우도 한정적이다. 톱스타가 돌아가며 주연 자리를 맡다 보니 "A가 나오는 영화" 가 아닌, "B영화에 A가 또 나오더라" 가 된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높은 마케팅 비용도 문제다. 영화 제작 비용 중 30%가 마케팅 비용으로 고착화 되면서 영화 자체의 질은 낮아지고 마케팅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저예산 영화의 경우 그 비율이 더 높다. 매해 수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오며 초반의 관객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은 광고, 시사회에 편중되어 있다. 이런 마케팅이 점점 높아지는 관객의 수준을 만족 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도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점, 독립 영화 상영관 부족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된다.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방안을 찾지는 못한 듯 하다. 그러나 소비자인 관객이 보다 '다양한' 영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영화계는 물론이고 마케팅 산업에서도 이 점에 주목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영화와 마케팅은 소비자를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매년 저예산 독립 영화가 한 작품 이상씩 주목을 받고 흥행하는 점은 획일적인 흥행 영화에 질린 관객들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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