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소비자는 합리성보다 무엇을 중요시하는가?

중앙일보_붕어빵에서 전구소다까지…뉴욕 사로잡은 한국의 '인스타'디저트
중앙일보_붕어빵에서 전구소다까지…뉴욕 사로잡은 한국의 '인스타'디저트

최근 MZ세대는 ‘있어빌리티’와 ‘일점호화’를 바탕으로 소비하는 경향성을 가진다. ‘있어빌리티’란 ‘있어보인다’라는 말과 ‘ability(능력)’의 합성어로 별거 없는 실상을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있어보이도록 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한 ‘일점호화’란 일상재는 저렴한 것을 구매하지만, 특정 물품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일컫는다.

이러한 소비형태는 인스타그램 등의 SNS와 더불어 발전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공유하는 수단이 아닌, 본인의 감성과 재력을 뽐내는 스테이지로 변모하였다. 사람들은 ‘#일상’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일상적이지 않은 비싸고 감성적인 장소의 방문을 기록한다. 이러한 MZ세대의 소비성향에 발맞추어 여러 디저트 분야 또한 고급스러운 인스타 감성을 마케팅으로 삼고 있다.

HYPEBEAST_Shop Visits: 서울 누데이크
HYPEBEAST_Shop Visits: 서울 누데이크

■ 예술과 디저트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인스타 감성

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언급되는 디저트 전문점 ‘누데이크’는 예술적인 디저트와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케이크와 디저트를 판매한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누데이크는 소비자가 원하는 감성과 고급화를 모두 잡은 마케팅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누데이크’가 인스타그램 약 1.1만개의 게시물에 태그 되어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흔하지 않은 검정색의 디저트와 4개에 2,500원인 손톱만한 크로와상, 39,000원에서 시작해 60,000원까지 호가하는 특이한 외형의 케이크들은 결코 저렴하거나 가성비가 좋은 가격이 아님에도 누데이크의 디저트는 없어서 못산다. 이러한 인기몰이는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조형물의 덕택도 있을 것이다. 여러 디자이너와 협업해 설치해 놓은 영상과 그림, 마치 예술품처럼 전시되어 있는 디저트 모형은 마치 예술작품을 먹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딱 알맞은 감성 아래, MZ세대의 소비자들은 비싼 디저트에 돈을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미디어펜_서울신라호텔, 올해 애플망고빙수 6만4천원 확정...18% 인상
미디어펜_서울신라호텔, 올해 애플망고빙수 6만4천원 확정...18% 인상

■ 빙수를 먹고, '고급 경험'에 돈을 내다 

고급 디저트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신라호텔의 망고빙수(64,000원)이다. 신라호텔의 망고빙수는 인스타그램에서 약 1만개의 게시물에 태그되어 있는 만큼 MZ세대의 일점호화 소비 경향성을 보여준다. 앞서 말한 누데이크는 매장 내의 감성과 인테리어로 MZ세대의 발걸음을 이끌었지만, 신라호텔은 이와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진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빙수를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호텔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인스타그램에 공유함으로써 방문 목적을 달성한다. 호텔의 값비싼 빙수 판매는 가성비보다 특별한 경험, 본인을 위한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목표 아래, 신라호텔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호텔에서도 빙수의 고급화를 추구하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예로, 조선 팰리스 호텔은 98,000원의 샤인머스켓 빙수를 내놓았고, 시그니엘 호텔은 62,000원의 코코넛 망고 빙수를 선보였으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68,000원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최지혜 연구위원은 고가의 호캉스나 명품 구매가 어려운 MZ세대들이 이러한 디저트 경험으로 고급경험에 대해 대리만족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호텔에 방문하여 값비싼 빙수를 먹고,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과정이 MZ세대 소비자들에게는 하나의 즐거움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데일리_그랜드앰배서더 서울, 애프터눈 티 세트 선보여

■ 인스타 속 유행과 감성은 가격을 이긴다

인스타그램 속 MZ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문화는 ‘에프터눈티’이다. 청담동의 카페에서 5성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는 1인당 2만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분포 되어있다. 앞서 말한 디저트들에 비하면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2인 기준으로 보통 5만원이 넘는 가격이기에 소비자들에게는 하나의 고급 경험으로 여겨질 만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에프터눈티’는 약 5.4만개의 게시물에 태그되어 있으며, ‘#에프터눈티세트’는 약 2.8만개의 게시물에 태그되어 있다.

3단, 4단으로 예쁘게 꾸며진 빵들과 마카롱들은 사실 2인이 먹기에는 과한 감이 있을 뿐 아니라 디저트로 치부할 만한 값도 아니지만, 엔틱한 카페 인테리어 혹은 탁 트인 호텔 전경을 바탕으로 한 디저트 플레이팅은 인스타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합리성과 저렴한 가격보다 카페의 분위기와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감성을 찾는 MZ소비자들에게 ‘에프터눈티’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ClipartKoea_MZ 검색
ClipartKoea_MZ 검색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가격보다는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표현되는 MZ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플렉스 문화에 익숙하며, 소비에 거침이 없다.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개성적인 일상을 공유하는 장인 인스타그램과 막힘없이 경험을 찾아나서는 MZ세대의 만남이 다음으로는 어떤 곳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어낼 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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