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SPA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PA브랜드가 유독 한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유니클로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사업이 쪼그라들며 고전하고 있는것이다.

  전 세계 SPA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H&M'과 'ZARA'는 국내에서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철수까지 고려중이다.
실제로 자라 리테일 코리아의 2014년 매출은 2378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5% 성장에 그쳤다. 이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79억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면서 한국 진출 6년만에 첫 적자를 보였다. H&M의 한국법인 역시 2013년 전년대비 매출이 36%나 성장했지만 2014년에는 13%로 반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34억원에 그치며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추락했다. 캐나다 SPA브랜드 '조프레쉬'는 런칭 2년만에 국내에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LA에서 3년째 매출 4위를 달리고 있는 '포에버21'도 지난 해 11월 말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접고 현재 국내 매장 수는 홍대점을 비롯해 2곳에 불과하다. 'MANGO'는 2009년 국내에 처음 진출했으나 매출 부진으로 2014년 말 국내 최대 규모이자 첫 매장이었던 명동 눈스퀘어점을 접고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매출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의류 소비의 핵심 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2-30대 50명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마케팅리더 소비자 패널 조사에 따르면 "평소 의류 구매 시, SPA브랜드를 자주 이옹하는 편인가"라는 물음에 예 (31.7%), 아니오 (68.3%)로 나타났다.
 자주 이용하는 이유로는 가격, 스타일, 활용도 순으로 나타났으며 선호하는 브랜드는 유니클로를 제외하고는 SPAO, 8seconds, MIXXO 등 국내 브랜드들이 많이 언급되었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한 응답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지 모르겠다', '스타일이 부담스럽다' 외에 '접근성이 좋지 않다'의 답변 순으로 나타났다.
  공통 문항이었던 평소 의류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려사항으로는 가성비이 대한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디자인, 품질, 체형에 잘 맞는지 등의 답변도 볼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최근의 소비자들은 가격대비 질적으로 우수한 옷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SPA 브랜드들의 국내 가격은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 가성비에서 밀리기 때문에 크게 그렇다할 가격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 국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또, 디자인에 있어 이국적이고 유니크한 느낌은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독이 되며 형형색색 화려한 아이템들은 한국 소비자의 감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 입점한 해외SPA브랜드의 매장 몇 곳을 방문해 보았을 때, 동양인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길이감과 핏이 아쉬웠으며 국내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사이즈와 가격 표기는 쇼핑에 큰 어려움을 주었다. 결국엔 소극적인 현지화전략에 국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
 
 연이은 실적부진과 매장폐쇄의 위기에 놓인 글로벌SPA브랜드, 위기에서 기회로 가는 길은 결국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뿐이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 최근 유통흐름에 맞는 온라인, 모바일 채널 운영. 이국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국내 감성을 반영한 디자인 차별화와 더불어 가격경쟁력 면에서 가격 인하 정책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된다.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 이젠 업계의 선택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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