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국내 채식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가치소비'와 환경적 가치를 필수로 생각하는 '필(必)환경'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비건(vegan·완전 채식주의자)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편의점에서 즐기는 '비건 간편식'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비건 간편식 2종 / 세븐일레븐

이제는 채식주의자들도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고기 없는 든든한 포만감'을 콘셉트로, 식품영양전문가 한영실 교수의 맞춤식품연구소와 협업해 '플랜트두부김밥'과 '핫칠리라차플랜트버거'를 출시했다. '플랜트두부김밥'은 부드러운 두부튀김에 비건 마요네즈와 데리야키 소스를 버무린 김밥이며, '핫칠리라차플랜트버거'는 식물성 패티로 만든 채식 햄버거다.

김다솜 세븐일레븐 푸드팀MD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평소 잦은 육류 소비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간편하고 든든하게 즐기기 좋은 상품"이라며 "채식 인구는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편의점에서 관련 상품의 저변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GS25는 지난해 소스를 비롯한 모든 양념과 제품에 육류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운 떡볶이와 짜장 떡볶이를 출시했으며, CU도 업계 최초로 콩불고기 바질파스타와 단호박 크랜베리로 만든 파스타형 채식 도시락을 선보였다.

뷰티 업계도 비건 열풍, 화장품도 채식주의

스킨푸드 신촌점 캐롯 카로틴 라인 홍보 모습 / UPI뉴스
스킨푸드 신촌점 캐롯 카로틴 라인 홍보 모습 / UPI뉴스

스킨푸드는 지난해 '네고왕' 방영 이후 비건 라인 확장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확인하여 '캐롯 카로틴' 라인을 바탕으로 비건 마케팅을 강화했다. 캐롯 카로틴은 스킨푸드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첫 비건 라인으로, 제주에서 유기 농산물 인증을 받은 무농약 당근을 엄선해 만들었다. 특히 신촌점은 지난 26일, 매장 한가운데 당근 텃밭을 그대로 옮겨 온 콘셉트로 스킨푸드 제품을 텃밭에서 체험해볼 수 있도록 리뉴얼하여 브랜드 정체성을 살렸다.

LF는 2019년 자체 비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여 국내 비건 뷰티를 선도하고 있다. 아떼 브랜드를 대표하는 '어센틱 립밤'은 세계 최고 등급의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 '이브(Expertise Végane Europe)'로부터 인정받으며 국내 최초 비건 인증 립스틱이 되었다. 아떼의 '클린 볼륨 비건 마스카라'도 출시 3개월 만에 초도 물량 품절을 기록하여 비건 색조 화장품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LF는 "제조 과정에서도 동물실험을 일절 진행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비건 화장품 트렌드를 이끌 착하고 기능성이 우수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 성원에 보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건'은 더 이상 단순한 유행이 아닌 윤리적 소비 주체로 거듭나는 행동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의 ESG 경영이 중요해졌고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과 제품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기 때문에, 기업들이 비건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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