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여러 기업들은 ‘친환경’을 앞세워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 19 이후 환경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인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어나며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환경부가 발급한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956개의 기업 중 852개(89.1%)의 기업 매출이 평균 2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명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다.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세탁을 뜻하는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지만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마케팅 수법을 발한다.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 아모레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

아모레퍼시픽 공식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 공식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이 작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 운영을 시작했다. 경기도 광교에 위치하고 있는 이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판매하고 있는 바디 워시 8종과 샴푸 7종을 고객이 원하는 만큼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다. 이 내용물은 코코넛 껍질로 만든 전용 리필용 용기에만 담아서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점은 리필 용기이다. 언뜻 보면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내용물은 상시 할인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으로 보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용기를 처음에 구매하기 위해서는 회원이 아니라면 6,000원으로 구매해야 하고 용기가 아무리 코코넛 껍질을 함유했다고 해도 그 용기가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친환경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고 구매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 네슬레의 알루미늄 캡슐 재활용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 캡슐을 수거하는 활동을 통해 친환경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커피 캡슐을 모으면 네스프레소가 캡슐을 수거하고 재활용 비용을 댄다는 것이다.

 

카트린 하라트만의 저서 ‘위장 환경주의’에 따르면 네스프레소에서 배출하는 빈 알루미늄 쓰레기는 매년 최소 8,000톤이라고 한다.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얻는데, 이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오스트레일리아와 기니 등의 열대림이 사라진다.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려면 2인 가구가 5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8톤을 배출한다. 실제 알루미늄 생산은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3%를 차지한다. 이를 위해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토착민에게서 땅을 빼앗아야 한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캡슐 수거를 통해 환경 관련 활동을 하고 있지만 과연 쓰레기통이 아닌 재활용 통에 들어가는 캡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고 네스프레소가 재활용 알루미늄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이다.

 

코로나 19가 지속되며 더욱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는다. 거짓된 광고를 하는 기업도 큰 문제이지만 이러한 상황에 있어 소비자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나다. 소비자는 제품을 소비할 때 친환경적으로 제작된 제품만이 받는 ‘환경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기업의 말만 듣고 소비하지 않고 직접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에 구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녹색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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