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타일, 글로벌 브랜드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서울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미 K-뷰티'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런 경향이 도드라진다. 일본의 대표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슈에무라'의 경우 '루즈 언리미티드 슈프림 마뜨 립스틱' 중 'PK376'과 'OR570'DMF '강남핑크', '강남오렌지'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영문과 숫자로 립스틱 색상을 구분하는 슈에무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슈에무라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베스트셀러"라며 "전세계에 출시하는 립스틱 이름에 '강남'이 들어간 것은 뷰티업계에서 서울의 위상이 뉴욕이나 파리 못지 않게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산타마리아노벨라'는 '서울의 새벽'이라는 뜻의 향수 '알바 디 서울'을 전세계에서 판매하고 있다.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 맥이 한 면엔 'SEOUL', 반대편엔 '홍대'라는 글자를 넣어 만든 가방.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는 작년 말 서울 강남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면서 소위 '청담 티셔츠'를 팔았다. 티셔츠 로고에 자수로 'chengdam'이라는 글자를 새겨넣은 것이다. 미국 화장품 브래드 '맥'은 8개국 대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메이크업 가방에 '홍대'라고 크게 한글을 새겨넣었다. 맥은 "유행에 앞서가는 브랜드임을 보여주기 위해 요즘 뜨는 서울, 그중에서도 홍대를 부각시켰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 헤라 '서울리스타' 광고 캡쳐. 사진=헤라 공식 홈페이지

 

 

'K-뷰티' 열풍의 중심인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도 '서울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헤라 서울리스타(Seoulista)' 광고는 기존의 광고 개념을 넘어 한 편의 영화처럼 세련된 영상미로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뷰티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이러한 '서울 스타일' 마케팅은 패션·뷰티업계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최고급 호텔도 '역사와 첨단이 함께 숨쉬는 스타일 도시'로써 서울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의 부티크호텔 '오토그래프컬렉션'은 지난해 9월 한화가 운영하는 호텔 '더플라자'와 제휴한 바 있으며 최고급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도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세종로 사거리에 지난해 문을 열었다. 이에 포시즌스호텔서울 총지배인 루보쉬바타는 "서울은 삼청동의 한옥, 에너지 넘치는 강남, 남산타워의 전망 등 다채로운 매력이 한 곳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서울스타일'을 표방하는 것을 넘어 서울을 브랜드의 뿌리로 삼으려는 브랜드도 있다. 28년동안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 핸드백을 기획하고 생산한 한국 기업 시몬느가 지난해 출시한 자체 브랜드 '0914'이다. '폴 스미스 런던', '샤넬 파리'를 이을 '0914 서울'이 되는 셈이다. 시몬느 박은관 회장은 "해외 패션계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서울"이라며 "파리뉴욕이 오후 3시, 상하이가 오전 10시에 다다른 느낌이라면 서울은 가장 빛이 찬란한 정오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이 파리, 런던 못지 않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업체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팝, K-뷰티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스타일'이 글로벌 산업시장에 고유의 한 영역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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