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e-프리퀀시” 시즌 마케팅…과연 성공인가, 주객전도인가?

2020 여름 한정 상품 서머 레디백과 서머 체어 /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

지난 2020년, 스타벅스에서는 수많은 ‘판매 대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타벅스만의 ‘e-프리퀀시’ 마케팅이 있다. 스타벅스의 프리퀀시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음료 17잔을 마시고 앱에서 스티커를 받아 모으면 스타벅스 한정판 굿즈를 증정받을 수 있는 이벤트이다. 작년 여름(5월~7월)에는 ‘서머 레디백’과 ‘서머 체어’를, 그리고 매년 겨울(10월~12월)에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증정했다. 해당 프리퀀시 시즌 마케팅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자주 매장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기획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여름, 여름맞이 한정 상품 중에서도 작은 캐리어 모양의 가방인 ‘서머 레디백’은 출시 직후부터 큰 관심을 끌면서 이른바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아침 일찍부터 증정품을 받기 위해 스타벅스 앞에 줄 서는 것은 물론, 조기 품절로 인해 사은품 재고 조회가 몰리면서 전산 시스템까지 과부하가 걸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게시된 판매 글들도 1~2시간 안에 거래 완료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겨울에 진행된 프리퀀시 마케팅에서는 경쟁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프리미엄 노트 브랜드인 ‘몰스킨’과 제휴한 2021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한정 상품을 위해 이제는 아예 남는 e-프리퀀시 스티커를 판매하거나 구하는 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인기 비결은 바로 희소성이다. 굿즈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고, 스타벅스 측 역시 수량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아 품귀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자기 효능감도 하나의 인기 비결이다. 한정된 기간과 수량이라는 제한 조건이 걸린 희소템을 손에 넣었다는 쾌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이를 구매하고 인증하는 것 역시 ‘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스타벅스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 또한 하나의 비결이다. 스타벅스 충성고객이 된 소비자들에게는 단순히 커피를 넘어 스타벅스가 파는 문화, 이미지를 구매하는 것이며 프리퀀시 증정품 역시 그런 문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비교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하지만 엄청난 인기와 품절대란을 일으키는 스타벅스의 시즌 마케팅을 단순히 ‘성공’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른바 ‘프리퀀시 전쟁’이라 불리며 본품인 커피보다 오히려 사은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물론 사재기와 리셀의 소비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계절성 마케팅에 대해 소비자들은 “개미지옥 같다”고 평가하며 매년 굿즈를 모으기 위해 과소비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에 다이어리 4종을 모두 모으기 위해 50만 원 가량을 소비했다. 그렇게 사놓고 다이어리는 뜯어보지도 않았다”며 “어느 순간부터 굿즈를 수집하는 데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의도 스타벅스에서 누가 음료 300잔을 주문해 한 잔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프리퀀시만 채워서 가져갔다”는 글이 올라와 큰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아직까지 사재기나 리셀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더 나은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마케팅인 만큼 그에 따른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스타벅스의 시즌 마케팅, ‘단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는 프리퀀시 행사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다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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