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창법까지 완벽하게 복제... 인간을 향한 AI의 진일보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1회 / SBS 공식 홈페이지

다시는 들을 수 없던 목소리가 살아 돌아왔다. 지난달 29일, SBS 방송 '세기의 대결 인간 vs AI'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故 김광석의 음성을 복제해 낸 것이다. AI 음성으로 되살아난 故 김광석은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불렀다. 1996년, 향년 31세의 나이로 불현듯 우리 곁을 떠난 목소리, 대중을 위로하던 가객의 목소리가 다시 돌아와 2000년대 최대 히트곡을 부르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단순히 목소리뿐만 아니라 호흡과 바이브레이션까지 故 김광석의 것이었다. '모창 AI'는 가수 본연의 창법까지도 그대로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발성기관을 본떠서 설계된 '모창 AI'는 가수의 데이터를 토대로 학습을 반복한다. 인간이 노래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알고리즘을 통해 발음과 음정, 두 가지를 분리하여 학습하기에 해당 가수의 노래에 완벽히 가까운 음성 복제가 가능해진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AI가 복제한 목소리에는 故 김광석의 감성마저 고스란히 묻어있다는 사실이다. 故 김광석의 노래들이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청자를 위로하는 특유의 담담하고 따뜻한 감성 때문이다. AI의 목소리로 탄생한 故 김광석의 '보고 싶다'는 목소리와 창법을 넘어 그 감성까지도 재현해내며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어느덧 AI 기술은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1회 / SBS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인간과 한층 더 가까워진 AI의 음성 복제 기술을 무조건 환영할 수만 있을까.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은 진보한 AI 기술의 감격스럽고 놀라운 모습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에도 주목한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범죄의 기술 또한 더욱 교묘하게 발전해 왔다. 특히 AI 음성 복제 기술을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활용한다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AI 음성 복제 기술이 나쁜 목적을 가지고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는 가운데, '모창 AI'의 개발자들이 직접 해당 부분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1회 / SBS 공식 홈페이지

개발자들은 AI의 음성 복제 기술이 좋지 않은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때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특정인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것이 아닌 고인의 목소리를 부활시키는 기술로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목소리를 듣고, 해당 목소리가 사람의 것인지, AI의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AI 기술도 함께 개발 중이며, 기술의 오남용을 막을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너무 빨리 져버린 별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살아 있는 듯 느껴질수록, 똑같으면 똑같을수록 커지는 불안감에 대해선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언젠가는 AI가 인간보다 인간다운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인간과 한 차원 더 가까워지고 있는 AI 음성 복제 기술,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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