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보다는 대여와 차용을 바탕으로 한 공유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확산 돼

따릉이, 카카오T바이크, 지쿠터. 요즘 이 중에서 하나라도 타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88%는 따릉이와 전동킥보드를 대여하여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에 따르면 지난 4년간 교통수단 대여를 위해 결제한 건수와 금액이 각각 3배와 2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 / 서울 자전거 '따릉이' 공식 홈페이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대여를 통해 서비스를 얻는 것은 모빌리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식기세척기, 냉장고/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펫 용품과 같은 물품뿐만 아니라 공간까지도 공유하는 공유 오피스까지 등장하여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칭하여 ‘공유경제 서비스’라고 한다. 

공유경제는 특정 플랫폼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다수가 공유해 쓰는 협업적인 소비를 지칭하는 경제 용어이다. 미국의 법학자인 로렌스 레식이 자신의 저서 <리믹스>에서 처음 사용하며 등장하였다. 로렌스 레식은 돈과 노동,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하는 상업경제와 대비하여 공유경제를 설명하였다. 소유주가 분명한 상업경제와 달리, 공유경제 대상이 되는 물품이나 서비스는 누구의 것이라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발전된 공유경제는 이후 오프라인으로 가지를 뻗으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공유경제 용어가 처음 등장한 책 <리믹스 > 표지 /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

공유경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낮은 비용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유경제는 최소의 재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증진하기도 한다. 덧붙여, 소유를 위한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자원 낭비로 인한 환경오염이 감소한다. 이러한 공유경제의 순기능을 인식한 국내외 여러 기업들은 공유 경제가 점차 주목받는 사회적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여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91개 이상의 국가, 3만 4천 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하여, 이용자 수만 6천만 명에 육박한다.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한 이용자가 본인이 사는 집을 오랜 기간 비우는 경우 다른 이용자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형태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방 한 칸을 공유하기도 하고, 집이 여러 채가 있는 이용자가 집 전체를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의 숙박시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른 이용자가 사용하고 남긴 후기 역시 참고할 수 있어 신뢰성 측면에서도 이점을 지니고 있다.

쏘카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3년에 처음 설립된 이후 계속해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쏘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대여할 수 있는 차량의 위치를 확인한 후,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여 이용하면 된다. 최소 이용시간이 30분이기 때문에, 차량을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류비는 이용자가 따로 지불하지 않고, 주행 거리로 요금이 산정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을 겨냥한 ‘쏘카 비즈니스 멤버십 평일 무제한형’ 구독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업 임직원은 한층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GS건설이 쏘카 법인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많은 화제를 이끌었다.

쏘카에서 제공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 쏘카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계속해서 호황인 듯했던 공유 경제 서비스는 전례 없는 팬데믹 ‘코로나 19’를 맞닥뜨리며 위기를 겪게 되었다. 코로나 19는 사람들 간 비말과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백신이 보편적으로 보급되지 않았을 뿐더러 백신의 효능 역시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치료법이 확실치 않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의 지침에 따라 타인과의 접촉이 필사적으로 기피되었다. 이에 따라 다수의 타인과 재화를 공유해야만 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유경제 서비스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도 잠시,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발빠른 대처로 오히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이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하였다. 공유주방 서비스를 운영하는 위쿡은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공유주방을 배달음식과 간편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공간으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감염병 확산 이전과 비교해 매출액과 입점 문의가 크게 증가하였다.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는 스파크플러스는 공용 공간에 방역 물품을 비치하고, 입주를 문의하는 기업들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코로나 시대에 맞는 뉴노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개관한 스파크플러스 강남 4호점은 오픈 전부터 계약률 100%를 달성하는 실적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에어비앤비에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 19 방역 방안을 제공하고, 공유오피스 ‘위워크’에서는 강화된 방역 체계인 안심 클리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코로나 19에 대처하여 보완된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역 물품을 비치한 스파크플러스 / 스파크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한 공유경제 서비스는 앞으로 인공지능·블록체인 등과 같은 신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더욱 확대되어 우리 사회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훨씬 높여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금 코로나 19와 같은 유례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랬듯 유연하게 대처하여 더 발전된 새로운 공유경제를 맘껏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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