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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의 뉴스1픽]알뜰폰, 소비자는 '꿀' 사업자는 '늪'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알뜰폰, 요즘 많이들 쓰시죠?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망 품질에 요금은 30% 이상 저렴한 장점이 조명을 받으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알뜰폰의 주 이용자는 어르신이나 주부, 청소년 등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때문에 '알뜰폰'이라는 이름 자체가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왔더랬습니다.

최근엔 다릅니다. 알뜰폰은 더이상 '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합리적인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3사와 동일한 망 품질에 요금은 30%에서 최대 50%, 즉 '반값'으로 저렴한 수준이기에 이동통신사의 허울좋은 '멤버십' 등에 별 미련이 없다면 알뜰폰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죠.

특히 최신 스마트폰을 자급제용으로 구입한 뒤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해 통신비를 낮추는 '꿀팁'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확대되고 있습니다.

◇신규서비스 도매제공,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1년은 지나야

이처럼 '꿀' 같은 알뜰폰 서비스, 그런데 알뜰폰이 헤쳐나가야 하는 환경은 참 녹록치 않습니다.

일단 알뜰폰 업체들은 이동통신사에게 "제발 요금상품을 우리에게 팔아주세요"라고 읍소해야 합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 상품을 무조건 다 도매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동통신사들이 내어주는 일부 요금제만 도매로 가져와 재판매를 할 수 있는데요, 이동통신사들은 갖은 핑계를 대며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도매제공'을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라는 것이 알뜰폰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보통 신규 요금제의 경우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도매제공을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고 합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플랜'도 알뜰폰 업계는 이례적으로 "요금제 출시를 반대하지 않습니다"라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대신 "해당 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게 '도매'로 제공해주세요"라고 부탁했지요.

설령 상품의 도매제공이 결정됐다 하더라도 달라진 요율을 전산시스템에 적용시킬 '시스템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며 3개월, 6개월씩 시간을 끄는 일도 허다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입니다.

이렇게 되면 알뜰폰 업체는 이동통신 3사보다 도합 1년~2년가량 늦게 관련 상품을 낼 수 있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알뜰폰 스퀘어‘ 모습 2020.10.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망 도매가격만 60% 이상…수익 실현 쉽지 않은 구조

우여곡절끝에 알뜰폰 도매제공을 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도매 '가격'이 문제입니다. 알뜰폰 업체는 KB국민은행이나 에스원 등 대형 기업도 있지만 대다수는 영세업체입니다.

생산자는 도매가격을 많이 받고 싶고, 계약자는 조금이라도 싸게 가져가고 싶은 것이 비즈니스 원칙일 터.

망사업자와 알뜰폰 사업자도 그런 차원의 줄다리기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영세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대기업인 이동통신3사와 붙어 도매가격을 '협상'을 할만한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5G 알뜰폰 요금제'의 도매가격(원가)은 얼마일까요? 5G 요금제의 경우 소매요금의 60%가 넘는 가격이 '원가'입니다.

알뜰폰은 수익배분(RS; Revenue Share) 방식으로 이동통신사에게 5G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월 7만9000원 5G 요금제의 RS비율은 68대32로, 원가는 5만3720원이 됩니다. 월 5만5000원 요금제의 경우 RS비율은 62대38로 원가는 3만4100원입니다.

나머지 금액만으로 알뜰폰은 마케팅도 하고, 제휴할인도 하고, 직원 인건비에 유통, 고객센터 운영까지 모두 해야합니다. 상당히 빠듯한 수익이지요.

RS비율이 높을수록 알뜰폰 업체의 수익이 적어 이동통신사와 차별화된 요금을 설계하기가 어렵고 요금경쟁도 하기 어렵습니다.

알뜰폰 업체들은 수년전부터 RS방식이 아닌 '종량제' 방식으로 도매 정산 방식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묵묵부답입니다. 현재 종량제는 선불상품 등으로 판매되는 '3G 요금제'에 한해서만 제공되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알뜰폰 업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도무지 예측하기 힘든 '협상시점'입니다.

알뜰폰 도매대가는 매년 협상을 통해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원래는 4월~5월쯤 결정되어야 하는데 이 기한이 점점 늦어지더니 최근 몇년은 연말이 다 되어서야 협상이 체결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도매대가 협상이 체결되면 이동통신사는 인상분을 일시에 소급해서 제공합니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선 새로운 도매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년의 사업계획이나 신상품 출시 계획 등 '마케팅 플랜'을 짤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가 일정시한 내 도매대가 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규제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달라진 SK텔레콤…신규요금제 출시와 도매대가 조정 동시에

그래도 한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있습니다.

이번에 SK텔레콤은 30% 저렴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플랜'을 출시하면서 알뜰폰 도매대가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과기정통부에 밝혔습니다. 68%에 달하는 RS 비율은 63%로 낮추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인하 계획도 갖춘 상태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규 요금제가 나오면 1년은 묵혀야 알뜰폰 사업자들이 도매로 제공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신규요금제 출시와 동시에 도매대가 조정이 이뤄진 것입니다.

비록 언택트플랜 자체를 알뜰폰으로 도매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RS 비율을 인하함으로써 적어도 언택트플랜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졌습니다.

과기정통부의 요청이 있었다고는 하나 SK텔레콤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신규요금제 출시와 발맞춰 도매대가 조정을 발표한데다 차일피일 질질 끌던 도매대가 협상도 일찌감치 마감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SK텔레콤이 알뜰폰 주력 요금제인 LTE 도매대가에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현대HCN과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알뜰폰 도매제공 '조건'을 부여받았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고 전향적으로 알뜰폰 대가 조정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치열하게 협상하고 가격을 낮출수록 이용자들의 '꿀같은 알뜰폰'은 더욱 풍성해질테니까요.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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