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박해준, 한소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현실감 있는 열연으로 연일 화제 돼

30대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올 한 해 최고 인기 드라마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 십중팔구 이 드라마를 얘기할 것이다. 단순한 ‘막장’ 불륜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제대로 묘사해 큰 호평을 받은 작품, 바로 <부부의 세계>다.

<부부의 세계> 공식 포스터 / JTBC 공식 홈페이지

<부부의 세계>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방송된 16부작 드라마로, 원작인 영국의 <Doctor Foster>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방영 전부터 주연배우 김희애가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는 소식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소재가 자극적이었기에 TV에서 방영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는 이러한 논란을 한 방에 잠재웠다. 단순한 ‘불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는 고리와 ‘부부’라는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감정들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현실감 있는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김희애를 필두로 박해준, 한소희 등 여러 주연배우가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사랑, 분노, 연민 등 복잡하게 얽힌 감정이 고스란히 안방으로 전해진다는 호평을 받았다.

<부부의 세계> 주연배우 3인 캐릭터 포스터 / JTBC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에서 인기의 지표는 시청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선정적인 장면과 내용 때문에 대부분의 회차가 19세 이상 시청가로 판정되었지만, 부부의 세계는 최고 시청률 28.4%를 기록했다. 이는 종편 드라마로는 <스카이 캐슬>을 뛰어넘는 최고 시청률 기록이었다.

특히 40대 이상의 시청자층에서는 “요즘 부부의 세계를 안 보면 친구와 만나도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한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세상엔 두 종류의 남자가 있어. 바람피우는 남자와 그것을 들키는 남자”, “본능은 남자만 있는 게 아니야” 등 숱한 명대사도 남겼다. 이 대사를 비롯해 드라마 속 명장면, 주연배우가 타는 자동차 등 <부부의 세계>와 관련된 모든 것이 각종 방송, 예능, 유튜브 등에서 끊임없이 패러디되고 언급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IOPE 더 비타민 C23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배우 한소희/ IOPE 공식 페이스북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 한소희 역시 “여다경”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단숨에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한소희는 <부부의 세계>가 방영될 동안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 3위에 올랐고, 극 중 그녀가 입고 나오는 옷이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덕분에 한소희는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아모레퍼시픽, OB맥주, 로레알 등을 포함해 올 한 해에만 무려 14개의 광고에 등장했다.

이렇듯 부부의 세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원인은 주연 배우의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도 있었지만, “코로나 19” 사태도 흥행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국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동시에 TV 시청 시간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에 극 중 주인공들도 각종 풍파를 겪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위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 메인 티저 이미지 / JTBC 공식 홈페이지

특히 3040 여성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는 ‘맘 카페’를 중심으로 “비대면 온라인 구전(WOM)”이 활발히 일어나며 6.2%에 불과했던 1회 시청률이 마지막 회차인 16회차에는 28.3%까지 치솟았다.

다소 선정적인 주제와 내용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하였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연일 화제를 일으킨 <부부의 세계>. 명실상부한 2020년 최고의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아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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