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 삼겹살, 닭도리탕 등 유례없던 혼밥 메뉴로 승승장구 중인 싸움의 고수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보쌈을 ‘혼밥(혼자 밥을 먹는다는 뜻의 신조어)’하는 사람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보쌈은 많은 사람이 찾는 외식 메뉴 중 하나였지만 2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 때문에 혼자 먹기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보쌈은 가정에서 쉽게 조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밖에서 즐기려면 둘 이상이 있어야만 먹을 수 있는 비싸고 무거운 음식이었다.

보쌈 혼밥 시대를 연 싸움의 고수 / 싸움의 고수 공식 홈페이지

바로 이 지점에서, 싸움의 고수 창업자인 박요하 대표의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고정관념을 바꿔 보쌈을 혼자서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대중음식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보쌈 혼밥”이 가능한 외식업 창업을 결정했다.

“왜 보쌈은 혼자서 먹을 수 없을까?”의 물음에서 시작된 싸움의 고수는 2014년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 185호점을 오픈하며 ‘혼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박 대표는 브랜드 런칭을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 부었다. 매일 보쌈을 삶으며 최적의 맛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맛있다고 소문난 보쌈집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메뉴 개발에 힘썼다.

싸움의 고수 창업자인 박요하 대표 / 연세대학교 공식 유튜브 캡처

이처럼 철저한 준비 끝에 야심 차게 1호점을 오픈했지만, 초반 1년간은 적자의 연속이었다. 2014년만 하더라도 ‘혼밥’ 문화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신메뉴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린 결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싸움의 고수는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190호점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싸움의 고수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독특한 혼밥 메뉴’와 ‘혼밥 문화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싸움의 고수의 대표 메뉴는 보쌈, 족발, 삼겹살, 닭도리탕이다. 이 음식들은 통상적으로 여러 명이 함께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밥 메뉴 선택지에는 없었다. 따라서 싸움의 고수가 이 음식들을 1인용 메뉴로 출시했을 때, 소비자들은 오히려 독특함과 참신함을 느낀 것이다.

싸움의 고수 대표 메뉴인 보쌈 / 싸움의 고수 공식 홈페이지

2015년을 전후로 혼밥,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영(혼자 영화 관람) 등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어난 것도 싸움의 고수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쳤다. 알바몬과 잡코리아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대들이 혼자서 해결하는 것 중 ‘혼밥’이 무려 90.2%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통계청에 조사에 의하면 2019년 기준 1인 가구수가 무려 615만 명에 달해 혼밥이 이제는 트렌드를 넘어 문화가 되었다. 이러한 호재를 등에 업은 싸움의 고수는 다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혼밥계의 1인자가 된 것이다.

싸옴의 고수 후곡점의 매장 내부 모습 / 싸움의 고수 공식 홈페이지

코로나 팬데믹 사태 때문에 많은 외식업체가 폐업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싸움의 고수는 오히려 가맹점이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1인 보쌈 전문점이자 혼밥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배달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10평 내외의 소규모 매장에서 홀, 배달, 테이크아웃 등 세 가지 방식의 멀티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싸움의 고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혼밥 문화가 일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사태 때문에 배달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지금, 싸움의 고수가 지금과 같이 압도적인 격차로 혼밥 분야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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