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평균 플라스틱 배출량은 지난 2013년 5,701톤에서 2018년 8,848톤으로 5년 동안 55% 넘게 급증했다.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플라스틱 배출량도 매년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재활용 처리는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패키징 소재로서 상대적으로 재활용이 편리한 알루미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제품 중 9%만 재활용되는 반면 알루미늄의 경우 67%가 재활용된다.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미국의 생수 스타트업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를 소개한다.

리퀴드 데스의 무시무시한 생수 패키징 / Liquid Death

 플라스틱을 죽이기 위한 악마의 생수

리퀴드 데스는 생수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플라스틱 병이 아닌 ‘캔’에 담아 판매한다는 점이다.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률이 높으니, 물 또한 캔에 담아 판매한다는 매우 직관적인 이유다.

리퀴드 데스의 슬로건은 ‘Death to Plastic’으로, ‘플라스틱에게 죽음을’ 선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당신의 갈증을 죽여라’라는 뜻인 ’murder your thirst’라는 슬로건 또한 재미있고 독특한 포인트이다. 흥미로운 점은, 제품 디자인이 전혀 생수처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맥주 혹은 에너지 드링크에 가깝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악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리퀴드 데스는 보기와 다르게(?) 실제로는 플라스틱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물 한 캔당 5센트씩 비영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착한 기업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리퀴드 데스의 'Death to Plastic' 슬로건 / Liquid Death

 생수 브랜드가 헤비메탈을? ‘악마’는 거침없다.

리퀴드 데스의 마케팅 전략은 거침없다.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환경문제를 유쾌하게 접근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을 모두 죽이자는 다소 거친 슬로건에 걸맞게 '악마'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브랜드와 똑같은 이름의 헤비메탈 밴드를 만들어 앨범를 발매했고, 가사는 SNS에 올라온 자사에 대한 악플로 구성했다. 최근에는 아이에게 ‘악마’같은 이름을 지어주는 서비스를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했다.

실제로 자사에 대한 악플로 앨범을 발표한 리퀴드 데스 / Discogs

리퀴드 데스는 엄밀하게 환경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한 타 기업들과 달리 극단적이고, 참신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리퀴드 데스는 지난 시리즈 A 펀딩에서는 약 1천만 달러, 시리즈 B 펀딩에서는 약 2천 3백만 달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플라스틱을 죽이기 위해 탄생한 ‘악마’ 스타트업 리퀴드 데스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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