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 최초, BTS가 이룬 쾌거

방탄소년단(BTS) / BTS 공식 페이스북

“방탄소년단(BTS)이 팝 슈퍼스타덤의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BTS의 빌보드 ‘핫100’ 1위 등극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평했다.

BTS의 빌보드 핫100 1위는 ‘한국 가수 최초’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들 노래가 미국 대중문화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내에서 발표되는 모든 장르의 음악 앨범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과 달리 핫 100은 특정 곡의 인기 자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빌보드 200이 팬덤의 규모를 보여주는 차트라면 핫 100은 대중적인 선호도를 보여준다.

핫 100 차트는 스트리밍 횟수와 음원 다운로드, CDㆍ바이닐ㆍ테이프 등 실물 매체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위를 산정된다. 비영어권 가수에게 특히 불리한 건 라디오 방송 횟수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7주간 2위에만 머물렀던 것도, 라디오 방송 횟수에서 당시 1위를 차지했던 마룬 5의 ‘원 모어 나이트‘에 밀렸기 때문이었다. 이 라디오 방송횟수 차트에서 ‘다이너마이트’는 BTS의 이전 최고 기록인 35위(‘작은 것들을 위한 시’)보다 15계단이 높은 20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방탄소년단(BTS) / 사진 빌보드

그렇다면 BTS가 빌보드 핫100 1위를 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기에는 신곡 '다이너마이트'만의 차별화된 접근법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다이너마이트라는 곡 자체가 기존 K팝 스타일에서 벗어나 최근 두아 리파, 위켄드 등이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스코 팝 성향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이전 노래들과는 달리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가사는 모두 영어이다. 영어가 아닌 곡들은 잘 재생해주지 않는 라디오 방송들에게 차별받을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음원 발매 첫 주에는 오리지널, 연주곡, EDM, 리믹스, 어쿠스틱 등의 4가지 버전을 선보였다. 다양한 음원을 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음원 가격도 통상 1.29달러의 절반 수준인 0.69달러로 낮췄다. 마지막으로 ‘아미’로 불리는 BTS팬덤의 역할도 컸다. 이들은 음원 구매, 스트리밍을 독려하고 라디오에 '다이너마이트'를 신청했다. 그 덕에 '다이너마이트' 라디오 방송 횟수는 껑충 뛰어올랐고, 음원 판매량도 26만5,000건으로 최근 3년간 주간 판매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보드 1위 기념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 / 사진 빅히트엔터테이먼트 제공

BTS의 이런 접근법은 한국에서라면 덤핑과 팬덤에 기댔다고 비판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 평가는 달랐다. 포브스의 음악전문기자 브라이언 롤리는 “홍보ㆍ마케팅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여주면서 음악에만 집중한 건 최근 핫 100 1위 경쟁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BTS의 1위 등극은 미국 내에서도 의미심장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롤리 기자는 BTS의 1위 등극을 두고 "서구권 음악 청취자들이 비(非)서구권 가수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며 이를 '패러다임 전환'에 비유했다.

이제 남은 것은 BTS, 그리고 K팝의 미래다. BTS는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부터 올 초 ‘맵 오브 더 솔: 7’까지, 네 앨범 연속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핫 100 1위 기록까지 얹으며 대중음악에 관심없는 사람조차도 BTS와 K팝을 알게 하였다. 앞으로 BTS는 물론, K팝 그룹에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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