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풀무원의 현지화, 차별화 전략

올해 상반기 냉동만두 시장은 뜻밖의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냉동만두 시장은 지난해 23억 2000만 달러에서 2024년 36억 6000만 달러로 연평균 7.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식 만두는 중국식이나 일본식과 달리 쫄깃하고 얇은 피로 탄수화물 함량이 적고, 채소와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국내 만두 브랜드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해외 냉동만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 수출 중인 비비고 만두 제품들 / CJ제일제당 제공

◆ 25년간 미국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중국식 만두 브랜드를 제치고 이 부문 점유율 1위에 오른 ‘비비고’

최근 미국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냉동만두 제품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양인들에게 만두는 단순히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인식되었고,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만두피가 퍽퍽하고 두꺼운 중국식 만두를 간식으로 먹었다.

그러나 지난해 25년간 미국 시장 1위의 자리를 지켜온 중국식 만두 브랜드 ‘링링’을 제치고 ‘비비고’가 이 부문 점유율 1위에 오르며 한국식 만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비비고는 중국식 만두와 다르게 쫄깃하고 얇은 만두피를 이용하고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드는 등 차별화되고 현지화된 제품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지난해 3160억 원을 기록한 국내 매출을 추월하고 36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미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비비고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유럽, 러시아 등 진출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매출 920억 원을 올리며 10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뒀으며, 베트남에서는 최근 3개년 연평균 100%씩 성장하며 60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에 수출 중인 풀무원 만두 제품들 / 풀무원 제공

◆ 건강한 한국식 만두 콘셉트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풀무원’

지난해 국내에서 큰 히트를 친 ‘얇은피 만두’로 비비고에 이어 만두 업계 2위로 떠오른 풀무원도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건강한 한국식 만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선봉자인 ‘지구인컴퍼니’와 손을 잡고 ‘비건 만두’를 개발하고 있으며, 풀무원의 얇은피만두에 지구인컴퍼니가 만든 100% 식물성 고기인 언리미트를 채워 넣은 비건 만두는 국내보다 대체육 시장이 활발한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인다.

또 오리지널 얇은피 만두는 육가공 제품으로 분류돼 수출이 까다로운 탓에 아예 현지 공장을 짓고 만두를 생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비비고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식 만두가 중국식, 일본식 만두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맛 또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비비고와의 경쟁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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