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0.10.26 월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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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인 척 유튜버 ‘뒷광고’...기만당한 시청자들 분노구독자와의 신뢰감 바탕으로 성장해 배신감도 커

최근 많은 유튜버가 유료광고라 밝히지 않은 일명 '뒷광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뒷광고’는 후원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본인이 구매하고 사용한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와 가수 강민경씨 등 방송인 출신 유튜버의 광고 논란이 발단이 됐다. 지난 4일 유튜버 참PD가 문복희, 쯔양 등 수백만 구독자 채널의 기만적 광고를 폭로하면서 유튜브 뒷광고 논란으로 번졌다.

뒷광고 논란에 휩싸인 먹방 유튜버/문복희 유튜브 캡쳐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다수의 유튜버가 소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후기로 올렸던 많은 콘텐츠가 사실은 뒷광고라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해당 유튜버와 소속사의 사과도 잇따르고 있다.

유튜브에는 광고 콘텐츠일 경우 ‘유료광고포함’ 여부를 영상에 고지하는 기능이 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광고임을 고지하더라도 영상 설명 글에 ‘더보기’를 눌렀을 때 보이게 하거나 ‘#협찬’과 같이 광고임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뒷광고 유튜버들의 계정 폐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쳐

지난 1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뒷광고 유튜버들의 계정 폐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실 유튜브 ‘뒷광고’와 비슷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문, 방송 등에서 기만적 광고와 협찬 문제는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소비자는 왜 유독 유튜버의 ‘뒷광고’ 논란에 분노할까.

인플루언서는 양방향 소통이 자유로운 플랫폼에서 시청자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이로부터 거리감은 줄어들고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하지만 유튜버의 고수익이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일반 소비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믿었던 유튜버가 정당한 수익 외에도 소비자를 기만하고 ‘뒷광고’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있었다는 사실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는 강이레(24)씨는 “유튜브가 레드오션이 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유튜브나 할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어가 됐다”며 “사람들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유튜버는 조회수로 돈을 쉽게 번다'는 생각이 있는데 하필이면 뒷광고로 돈을 더 받는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구독자와 상호간의 ‘신뢰감’을 형성한 상황에서 이번 뒷광고 사태는 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손진주(23)씨는 “웬만한 유튜버 이슈에 분노하지 않는 나도 이번 뒷광고는 화가 났다”며 “유튜버의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온라인이라고 해도 유튜버와 라포(rapport)를 형성한 사람들인데 뒷광고로 (구독자와의) 신뢰관계를 깨버린 것”이라고 소비자 기만적인 유튜버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코로나로 인해 전국민이 경제적인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뒷광고로 몇천 씩 쉽게 버는 것처럼 보이니 더 분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직접 소비자를 기만한 유튜버들은 오히려 법망에서 자유롭다.

현행법 상 ‘뒷광고’를 한 인플루언서를 직접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표시광고법은 부당광고를 의뢰한 사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부당광고를 의뢰한 사업자에게는 매출액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검찰에 고발 당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광고를 업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은 이상,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사업자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반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진실하게 콘텐츠를 제작해온 유튜버가 더 많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정보와 재미를 제공해준 인플루언서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주환(27)씨는 “당연히 이번 뒷광고 사태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평소엔 가볍게 넘기던 문제가 크게 공론화 되는 시점부터 마구잡이로 몰아가는 식의 대중적 행동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뒷광고와 관련하여 잘못된 점을 찾고 사과하고 개선하는 것과 별개로 끝없는 비난과 관련 없는 부분들까지 헐뜯는 상황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은 이미지,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된 미디어 환경을 반영해 미디어별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 제목에 광고임을 고지하고 △ 내용에 주기적으로 광고임을 고지하고 △ 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5분마다 광고임을 고지하고 △ ‘체험단’ ‘Thanks to’와 같은 모호한 문구를 써선 안 된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는 처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준비되지 않았고 동영상의 경우 5분마다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해야 하는 등 실효성이 부족한 방안도 있어서 지속적인 논의와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광고 콘텐츠 협찬은 광고주, 대행사, 소속사, 인플루언서,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현재 광고주만 처벌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참여사업자가 협력하는 자율규제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민수 기자  su9703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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