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속 ‘굿즈 패키지 상영회’ 열풍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기대작이었던 수많은 영화의 개봉이 줄줄이 연기됐다. 그러자 침체된 극장가는 기존에 상영되었던 영화를 다시 상영하는 ‘재개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어 극장가가 선보인 또 하나의 해결책은 바로 ‘굿즈 패키지 상영회’이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굿즈 패키지 상영회 / 롯데시네마

지난 3월 개봉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굿즈 패키지 상영회를 통해 뱃지, 키링, 스티커, 엽서, 장국영세트(런닝복+우유초콜릿)로 무려 다섯 종류의 굿즈를 함께 선보였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굿즈 패키지 구성품 / 롯데시네마

특히 ‘장국영세트’는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한 등장인물의 특징을 재치 있게 녹여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영화와의 개연성을 한 번 더 강조하는 동시에 실용성까지 잡아냄으로써 관람객들로부터 “센스 있다”, “재미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야구소녀'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야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한 소녀가 차별을 극복하고, 꿈에 다가가는 성장 과정을 담은 독립영화 ‘야구소녀’는 개봉 이전부터 수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 이에 ‘야구소녀’는 굿즈 패키지 상영회로 다시 한번 영화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극장과 상영 일시마다 상이한 디자인의 뱃지와 A3 포스터를 지급하면서 굿즈를 모으기 위한 N차 관람객들(이미 본 영화를 n번씩 다시 보는 관람객)도 늘었다.

호평과 입소문. 그리고 굿즈 패키지 상영회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야구소녀’는 개봉 3주차에 평점 9점대로 누적 관객 수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독립영화의 저력을 드러냈다.

영화 '메멘토' 굿즈패키지 상영회 안내 / CGV

오는 19일에 재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명작 ‘메멘토’도 굿즈 패키지 상영회로 특별함을 더할 예정이다. 메멘토 엽서 3종과 뱃지를 증정하는 이번 굿즈 패키지 상영회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일찍이 전석 매진을 이뤘다.

이에 각종 SNS 채널에서는 메멘토 굿즈 패키지 상영회 좌석을 양도받길 원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얼어붙은 시장 속 극장가는 관람객들의 상영 욕구 뿐 아니라 소장욕구를 자극했다. 영화의 여운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각종 굿즈들은 코어 팬층은 물론, 특정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을 가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했다. 특히 관람객들은 N차 관람 인증과 함께 굿즈 수령 사진을 개인 SNS에 게재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까지 불러일으켰다.

굿즈 패키지 상영회 티켓은 일반 예매가 보다 약 5,000원~8,000원가량 비싼 가격이지만, 영화는 관람하지 않고 굿즈만 수령해가는 웩더독(매력적인 사은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현상)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는 관람객들이 영화뿐 아니라 영화 굿즈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아직 굿즈 패키지 상영회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지루한 일상 속에서 극장가에는 활기를 더하고, 관람 후에는 여운을 더할 수 있는 굿즈 패키지 상영회를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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