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문화적 특징과 인도네시아 마케팅 전략 제언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단 한차례도 4%를 넘지 못했다. 국제 통화 기금의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7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3.24%를 기록했다. 이는 때때로 13%를 넘어서던 과거보다 훨씬 낮아진 수치이다. 한국이 성장이 둔화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제 내수시장에서의 발전은 한계에 달한듯이 보인다. 이제는 나라 밖으로의 시장 확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그중 하나의 시장은 2019년 11월 한-인니 CEPA를 최종 타결하며 앞으로의 교류 확대가 기대되는 인도네시아이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1. 왜 인도네시아가 중요한지 2.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인도네시아의 특징은 무엇인지 3.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면 좋을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 왜 인도네시아가 중요한가?

1) 발전가능성이 높은 시장

인도네시아는 미래가 기대되는 국가이다. 인도네시아는 ASEAN 최대의 시장이자, 인구 수 약 2억 6770만 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의 60.5% 이상이 35세 이하의 청년층이라서 앞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하다. 또한 현재는 1인당 GDP가 낮은 편이라서 구매력이 높지 않지만, 인도네시아의 소매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8년의 시장 규모는 전년도보다 15억 달러 이상 증가하여 처음으로 224억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국가 자체의 성장도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세대 인구 수도 많지만 자원도 풍부하다. 다양한 광물자원과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2위의 석탄 생산국, 세계 2위 주석 생산국, 세계 1위 팜오일 생산국, 세계 4위 커피 생산국으로 광물 에너지 자원 판매금액이 전체 국가 수입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또 인도양과 태평양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 위치도 훌륭하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매년 6%가량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영국의 컨설팅 기업 PWC는 2030년 무렵 인도네시아가 PPP 기준 GDP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 한국과의 좋은 관계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1973년 외교관계를 맺은 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9월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한국이 가장 먼저 도움을 주기도 했고,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글을 가장 먼저 수출한 국가도 인도네시아이다. 인도네시아의 입장에서 한국은 교역량이 매우 많은 국가이다. 2007년 FTA를 맺은 후 꾸준히 7위 수출국, 6위 수입국이다. 또 현대, 삼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 많이 진출해 있다.

국가적,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우호적이다. 과거에는 일본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라인 등 한국 플랫폼 등이 입점하면서 한류는 인도네시아의 문화 콘텐츠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BTS로 대표되는 한국 음악에 대한 수요도 높고, 대장금으로 대표되는 한국 영상물에 대한 수요도 높다. 최근에는 기생충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인들은 한국산 컨텐츠를 선호한다.

 

◈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인도네시아의 특징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한국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이를 예상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그런데 그 중에는 미원, 미래에셋대우증권, 네이처리퍼블릭 등과 같이 성공한 기업들도 있는 반면 실패한 기업들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한 요인으로 현지 문화의 이해 여부를 뽑는다. 따라서 성공 사례, 실패 사례 그리고 KOTRA 보고서를 중심으로 효과적 마케팅을 위한 인도네시아의 특징과 현지 문화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인도네시아가 너무 많은 섬,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빈부 격차가 커서 소비 특징이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특징을 서술하겠다.

1) 소비는 여가다.

소비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문화 코드는 ‘여가’이다. 인도네시아는 연중 고온 다습하다. 조금만 밖에서 걸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때문에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몰링(Malling) 문화가 발달했다. 인도네시아 중산층들은 쇼핑몰에서 만나서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물건을 구경하는 행동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고온 다습한 기후는 사람들의 성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자원, 먹거리가 풍부한 환경 속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느긋하고 걱정이 별로 없다. 때문에 GDP 대비 소비 지출이 66%로 소득 대비 지출이 높은 편이다.  미국인들이 돈을 모으면서 기쁨을 느꼈다면, 인도네시아인들은 돈을 쓰면서 기쁨을 느낀다.

특히 최근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명확히 나타난다.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인도네시아 소비자 지출 분석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들은 의무 소비보다는 재량 소비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더라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최고급 호텔에 투숙한다. 1인당 GDP는 낮지만 소비 비중은 한국 등 선진국과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더 성장하면 이러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소비를 여가로 느끼는 문화 코드도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카르타 고급 쇼핑몰의 모습/ 인도사랑 사이트

2) 젊은 소비자

인도네시아의 인구에서 젊은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구조는 젊은 층으로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피라미드형으로 이미 20~30대의 젊은 세대는 생산과 소비의 중심이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젊은 세대가 많아짐에 따라 인도네시아 전체의 소비 특성도 변화했다.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은 전세계의 밀레니얼, Z세대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먼저, SNS를 활발히 이용한다. 인도네시아의 SNS 사용자는 약 1억 명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3시간 16분 동안 SNS 사용하는데 이는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보다도 길다. 또 이들은 기업의 CSV 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그 예시로 롯데는 이를 인식하고 이용해서 드림투게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1만 명 이상의 참여자와 2000만 뷰 이상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는 전세계의 밀레니얼, Z세대의 소비와 유사한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인플루엔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190만 km² 넓이의 영토에 17000개 이상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물리적 제약이 많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 결과로 다양한 온라인 컨텐츠들과 인플루엔서가 등장했다. 2017년 eMarketer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마케터 중 84%가 인플루엔서를 마케팅 매개로 이용한다.  인플루엔서들은 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활용한다. 한국 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를 인식하고 오프라인 매장 개장 전부터 온라인 마케팅, 특히 인플루엔서 마케팅에 힘썼다. 그 결과 오픈 당일 한 매장에서만 수 천 명의 고객과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도 네이처리퍼블릭의 인도네시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11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1호점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네이처리퍼블릭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의 젊은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한다. 즉,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제품의 가치를 공유한다. 한 사람이 6명에서 11명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때 제품 가치에는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편리함이 중요하다. 때문에 요새는 이동 시간, 기다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스타트업들이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는다. 미원, CJ 등의 한국 기업들은 일본, 유럽 등과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3) 다양성 속의 통일

인도네시아의 국가 표어인 BHINNEKA TUNGGAL IK는 다양성 속의 통일이라는 뜻이다. 17000개 이상의 섬이 합쳐진 국가이자, 350년가량의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를 받은 국가인 만큼 다양한 문화들이 합쳐졌다. 그러나 갈등보다는 통합을 추구한다. 지난 1000년간 해상 교역의 중심지로서 다양한 문화가 합쳐지는 경험을 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문화, 종교가 합쳐진 국가임에도 평화로운 투표를 통해 정권을 수립했다. 또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이 87%를 넘지만 이슬람 외의 문화를 배척하지 않는다. 이는 반대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종교부의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할랄 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비율은 99%를 넘는다. 이는 이슬람교도 비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문화적으로도 각 섬마다 다르지만 크게 보면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전통 기법인 바띡??nbsp;지역마다 다른 문양으로 나타나지만, 인도네시아 전체의 정신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문화로 여겨진다.

외국 문화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보수적이지만 배타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들의 상호는 영어와의 합성어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기업들에 대해 충성심을 갖기보다는 외국에서 들어온 기업이라도 가성비, 효율성을 따져보고 구매한다. 그러나 중국인, 미국인들처럼 자국에 대한 대국 의식을 동시에 갖고 있다. ASEAN 제일의 국가라는 인식과,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타 문화를 존중하되 개방적이지는 않다.

 

◈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제언

인도네시아는 앞서 언급했듯 3가지의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을 잘 이용한다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마케팅 방식으로 3가지를 추천한다.

먼저 첫째, 인플루엔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젊은 층들과 넓은 영토를 공략하려면 인플루엔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 BTL 마케팅이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인 출신 인플루엔서들은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둘째, 몰 중심의 면대면 체험 마케팅을 활용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소비는 온라인이나 몰 중심으로 이뤄진다. 적은 숫자의 소비자에게라도 체험 부스 운영 등을 통해 좋은 기억을 심어준다면 이는 소비자들끼리의 영향이 큰 인도네시아의 특성상 효과적일 것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소비는 여가다. 즐거운 체험, 경험은 구매를 촉구할 수 있다. 셋째, 각각의 문화권에 맞는 타겟팅이 중요하다. 삼양라면은 할랄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슬람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반면 현대 자동차는 국내와 비슷한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채택하여 시장 진출 초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모든 국가의 마케팅에서 문화를 이해하고 타겟팅 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더욱 타겟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해서 국내의 여러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성공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