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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유동성, 소비 대신 자산거품 키우고 은행예금에 잠겼다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 모습. 2020.3.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투입 확대로 시중통화량이 3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정작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보다는 빚투자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거품을 키우고 있다. 또 언제 다시 코로나19 2차 팬데믹 등 불확실성이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0%대 초저금리에도 은행 예금으로 다시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 주식·부동산 '버블' 한몫…해외투자도 급증

27일 한국은행 '증시주변자금동향'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월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181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자금이 46조원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말 27조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 말 28조원, 2월 말 31조원에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폭증했다.

신용거래융자도 6월 말 12조660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을 내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내 증시가 V자 반등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 확산된 결과지만 빚투자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졌다.

해외 주식 직구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나스닥 100(E-mini Nasdaq 100)·금(Gold)·크루드 오일(WTI) 선물 거래대금은 1조3544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8830억 달러보다 53.3% 급증했다.

한은의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40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증가액 60조8000억원의 70%에 육박했다. 이 중 주담대는 32조2000억원을 차지한다. 주담대 역시 지난해 1년간 증가한 금액(45조7000억원)의 70%를 웃돈다.

반면 소비는 침체됐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4% 늘었다.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올 1분기 -6.5%까지 침체됐던 상황에 대한 기저효과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분기 -4.8%, 2분기 -4.1%로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4.4%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였던 지난 1998년 상반기 13% 하락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불확실성에 소비 대신 저축…상반기 은행 수신 109조 ↑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원계열·평잔)은 3053조9000억원으로 전달(3018조6000억원)보다 35조4000억원(1.2%) 늘었다. 이는 지난 2001년 12월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자 사상 최대 증가율(폭)이다.

시중에 공급된 통화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다수의 국민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2차 코로나19 팬데믹 등 언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질지 모른다고 보고 소비 여력을 아껴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6월 말) 은행의 수신 잔액은 1858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108조7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은행 수신 증가액 108조7000억원 가운데 자유롭게 찾아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은 107조6000억원이었고, 특정 기간동안 묶어둬야하는 정기예금은 되레 2조3000억원은 줄었다. 정부로서도 가계가 '돈이 없어서 소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 만큼 유동성 공급을 계속 풍부하게 유지해야할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시중 유동성이 실물시장 대신 금융시장으로 많이 쏠리고 있는데 이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물경기가 너무 안 좋다보니 현재의 (유동성 확장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장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워서 당분간 시중 유동성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대신해서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상황의 원인이 코로나19 때문이라 이 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재의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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