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지난 6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즐길 수 있는 웹 게임 'B Surf'를 출시했다. B Surf는 멀티플레이어 서프 레이싱 게임으로, 전세계 이용자들과 함께 경쟁이 가능하며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서핑보드와 의상을 선택할 수 있다. 서핑보드를 포함한 아이템들은 실제로 TB 서머 모노그램 컬렉션 상품들이다. 게임과 명품의 조합은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최근 버버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버버리에서 출시한 온라인 게임 'B Surf' / 버버리

◈ 루이비통, 구찌, 마크제이콥스… 명품 브랜드의 이어지는 게임마케팅

지난 2016년, 루이비통은 ‘파이널판타지13’의 캐릭터인 ‘라이트닝’을 실제 모델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었다. 이에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와 2년간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 속 캐릭터 의상(스킨)을 직접 제작해 선보였다. e스포츠 마케팅을 위해 지난해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트로피 케이스까지 직접 제작했다.

루이비통 백을 들고 있는 '라이트닝' / 게임메카

타 명품 브랜드들 또한 게임을 하나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5월 구찌는 모바일 테니스 게임 '테니스클래시' 속 두 캐릭터인 ‘다이아나(Diana)’와 ‘조나(Jonah)’를 위해 테니스 룩을 디자인했다. 제품은 신발, 모자, 옷 등으로 구성됐으며, 게임 속 아이템들은 구찌 웹사이트를 통해 실제로 구매할 수 있게 구현되었다. 발렌티노와 마크 제이콥스는 닌텐도 스위치의 게임 '동물의 숲'에 캐릭터 의상을 공개했다. 이 또한 모두 실제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로 구성되었다.

구찌와 협업한 테니스클래시 / eyesmag

◈ 미래의 충성고객, MZ세대 겨냥하는 명품업계

결국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미래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반 ~ 2000년대 초반 출생)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브랜드 퍼포먼스 에이전시 포워드PMX는 2025년까지 명품 시장 매출의 45%를 MZ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MZ세대에게 게임은 소셜 플랫폼이나 다름없다. 타 패션 브랜드에 비해 다소 올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명품브랜드들이 MZ세대와 친밀한 이미지를 형성할 필요가 있기에 게임산업과 손을 잡은 것이다.

이처럼 게임은 명품 브랜드의 미래 충성고객인 MZ세대에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 모델을 내세우고 예술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는 광고보다는, 오히려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이 MZ세대에게 브랜드의 매력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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