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마케팅, 효과적인 이유는?

펭-하(펭수 하이라는 뜻) / 자이어트 펭TV (펭수 유튜브 채널)

최근 뜨거운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펭수’를 비롯하여 많은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있다.

캐릭터 마케팅이란 인기있는 캐릭터를 활용하여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최근 기업들의 주요한 마케팅 기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브랜드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친근하고 다가가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고 소비자와의 교감을 나눌 뿐 아니라 심미적 만족까지 채워준다. 과거의 캐릭터는 TV 애니메이션 기반으로 주로 아동에게 국한되어 매출 증대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한 보조적 도구로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보다 넓은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여 캐릭터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펭수 / 자이언트 펭TV(펭수 유튜브 채널)

◈ 펭-하! EBS의 뜨는 별, 펭수

EBS 캐릭터 펭수는 지난 2019년 EBS가 제작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등장했다. 초기에 펭수는 EBS 채널 특성상 어린이와 학부모를 상대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해 기존의 캐릭터들과는 달리 거침없고 현실적인 입담과 센스를 자랑했고, 이에 20-30대의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펭수는 방송국 소품실에서 거주하며 방탄소년단을 롤 모델로 노래와 안무를 연습하여 버스킹을 하는 모습, 방송 도중 스스럼없이 퇴사하겠다고 말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기존 '착하고 모범적'이라는 정형화된 캐릭터를 벗어난 펭수만의 차별화된 특징을 드러내며 신선한 즐거움을 제공하였다. 이후 ‘블랙 코미디’ 요소를 가미하면서 청소년· 청년· 성인층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 출시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 / 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 펭수 캐릭터 활용 광고효과 폭발적… 식품업계 넘어 금융까지

동원F&B는 펭수를 모델로 기용한 후 올해 1분기 참치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SPC삼립의 ‘펭수빵’ 역시 출시 2주 만에 100만개가 팔리며 흥행을 예고했고, 빙그레 ‘붕어싸만코’도 펭수를 모델로 내세운 뒤 올 2~4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캐릭터 마케팅으로 인한 성장세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캐릭터 마케팅이 성황을 이루었다. 실제 스타 마케팅이 대부분이었던 금융권도 캐릭터 마케팅을 도입했다. KB국민카드는 카드에 펭수 이미지를 도입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출시 95일 만에 발급 수 30만장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누렸다. 카드 신청 고객 연령은 20대 41.0%, 30대 32.4%, 40대 13.8%로 전 연령층의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 프렌즈 / 카카오 프렌즈 공식 페이스북

◈ 캐릭터 자체 마케팅, 카카오 프렌즈의 신화

카카오 프렌즈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를 비롯한 카카오의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캐릭터이자 카카오의 마스코트이다. 2012년 11월 카카오에서 출시되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2015년부터 꾸준히 2위를 기록하였으며, 2017년부터 1위를 차지한,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들이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의 인기와 대중성이 높아지자 카카오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스마트폰 안에서만 존재했던 캐릭터들이 디자인을 거쳐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었다. 캐릭터가 가진 사업성이 워낙 뛰어나 2015년에는 ‘카카오프렌즈’ 라는 단독 법인으로 출범하였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마케팅의 성공 비결은 애니메이션처럼 각 캐릭터들에게 개별적인 성격과 성장배경 등 생명력을 불어넣은 세심함에 있다. 해당 캐릭터들에게 다양한 표정을 부여하고 각 캐릭터에게 시그니처 색상을 주어 소비자들이 캐릭터 연상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는 각 캐릭터들의 어린시절을 재현한 베이비 캐릭터를 출시하는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카카오 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 카카오 프렌즈샵 공식 홈페이지

오프라인 매장인 카카오 프렌즈 스토어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을 받았고, 콜라보레이션 상품과 자체 제작 상품이 쏟아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 프렌즈 상품이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스레 매출도 늘었다. 2016년 705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976억 원으로 38.4%가 증가했으며, 2018년에는 마침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2018년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창업한 브랜딩 전문 자회사인 JOH와 카카오프렌즈를 통합해 새로운 통합법인, 카카오IX을 출범시켰다. 카카오IX는 Innovative eXperience의 약자로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단순히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 문화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영국 런던에 오픈한 카카오 프렌즈 팝업 스토어 / 카카오 프렌즈 공식 페이스북

카카오IX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2019년 2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카카오 프렌즈 이모티콘 상품을 런칭했고, 3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19년 5월에는 카카오IX 영국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을 공략했으며, 9월에는 이를 위해 글로벌 에이전트사인 IMG와 손을 잡기도 했다. 2019년 6월에는 아마존 닷컴에 입점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인기 캐릭터는 세대와 계층 구분 없이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며 “이를 제품으로 끌어들이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어 브랜드나 제품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한 유명 스타모델을 기용하는 것보다 저렴해 일석이조의 마케팅”이라고 설명하며 캐릭터 마케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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