첵스 파맛 출시와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를 통해 바라본 대중마케팅

첵스 파맛 홍보 포스터 / 농심 켈로그 공식 홈페이지

7월 1일 농심 켈로그가 파격적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바로, ‘초코’가 아닌 ‘대파’로 만든 시리얼 ‘첵스 파맛’이다. 농심 켈로그가 난데없이 파맛이 나는 시리얼을 출시하게 된 연유는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켈로그가 첵스 초코를 출시하면서 ‘첵스 초코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초코 맛이 강한 체키와 파맛을 듬뿍 넣은 차카를 후보로 내세웠다. 새로 출시된 첵스 초코맛을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차카의 득표수가 높았다. 네티즌들은 ‘정말 파맛 시리얼이 나올 것인가?’라는 호기심으로 차카에게 투표를 한 것이다. 농심 켈로그는 원래의 기획의도에 맞춰 중복투표를 제외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해 체키를 초코나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선 첵스 초코나라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회자됐다.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에까지 등장시킬정도로 첵스 파맛 출시에 관심을 쏟았다. 켈로그 측은 이런 네티즌의 요구에 맞춰 출시를 결정하고, 16년동안의 힘든 연구 끝에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파맛 첵스를 요리에 활용한 유투버 / 스브스 뉴스 채널 유튜브 썸네일
파맛 첵스를 요리에 활용한 유투버 / 푸들커플 채널 유튜브 썸네일

첵스 파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SNS 상에서 첵스 파맛을 사골곰탕이나 떡볶이, 라면 등 파가 들어간 음식에 넣어먹는 ‘파맛 챌린지’가 하나의 밈(Meme)으로 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보고,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제품개발 및 재미있는 마케팅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의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 홍보 포스터 / Mnet M2 제공

첵스 파맛에 이어, 농심에선 새우깡의 광고모델로 가수 ‘비’를 발탁하였고,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라는 재미있는 마케팅을 펼쳤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유튜브의 ‘스브스 채널’ 중 ‘재재의 문명특급’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깡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었다. 깡 신드롬은 ‘1일 1깡’, ‘깡끄러’ 등의 유행어를 낳았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비’라는 가수가 재조명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농심 측에 ‘비’를 새우깡의 모델로 시켜달라고 요청했고, 농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농심은 비를 모델에 앉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를 벌였다. 이 챌린지는 새우깡 CM송과 비의 ‘깡’을 리믹스 한 음원을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참여하는 대국민 챌린지다. 참여자들은 ‘방구석 새우깡 챌린지’ 음원에 맞춰 자유롭게 자신만의 ‘깡’을 뽐내면 된다. 편곡과 개사가 모두 가능하며, 해당 영상을 SNS(인스타그램, 틱톡, 유트브, 페이스북)에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업로드하면 된다. ‘1등 최깡자’는 소정의 상금과 비 친필 싸인 깡모자, 새우깡 365봉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이 두 이슈의 공통점은 네티즌들,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꾸준히 요구해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대중시대이다. 과거엔 네티즌들이 직접 참여하는 컨텐츠들이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우리가 직접 영상을 올리고 참여하는 등, 대중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그에 따라, 기업은 대중들이 요구하는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그런 포인트를 잡아 소통을 할 때 대중들은 감동을 하며 이 자체가 홍보가 될 것이다. 단순히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홍보를 시도하는 것이 아닌, 이 자체가 하나의 기삿거리와 이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이제는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권력 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생산자가 자본을 갖고 있고, 상품을 공급하는 권리를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 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역으로 제안을 하기도 하며, 의견을 냈을 시 생산자가 들어주는 상당히 동등한 시대에 살고 있다.

또, MZ세대는 특히나 ‘인증’에 익숙한 세대이다. 이미 SNS와 인터넷 환경에 친숙하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공유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 이 때문에 챌린지 마케팅이 성공을 할 수 있던 것이고, 각종 SNS에 인증 마케팅이 과거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단순히 챌린지와 인증이벤트를 하는 것도 좋지만, 생산자는 SNS에 공유할 거리를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공유할 거리라는 것은 재밌는 것, 궁금한 것이 모두 속할 것이다. 흥미를 느끼고 재미가 있으면 네티즌들은 이를 공유하고 인증을 할 것이다. SNS상에서 이슈가 퍼지는 것은 사실상 바이럴이고, 이 바이럴을 소비자 간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그래서 생산자들은 단순히 영상이나 이미지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유’에 초점을 맞춰 자연스럽게 이슈가 퍼지도록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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